냥이의 행복
살을 에듯,
바람이 날카로운 오솔길,
옷깃을 여미며 주머니 속에서
작은 알들의 온기를 느끼며 두리번거린다
어느 봄날의
따스한 기억들이 문득 돋아나
뺨 위로 내려앉은 햇살에 눈을 가늘게 뜨게 된다
작은 정원의 길목을 지키는 냥이가
오늘도 두리뭉실한 배를 안고 목을 길게 빼 내게 조용히 눈짓한다
풀숲에 앉아,
나뭇잎 접시 위에 주머니 속 간식을 한 알 한 알 올려준다
뱃속 아가들을 생각해서 많이 먹으라고 달래듯 말해 주고
머리 위에 붙은 잎사귀도 살며시 털어 준다
냥이는 배를 뒤집고
햇살 아래 눈을 지그시 감는다
이 고요한 행복은 혹시,
뱃속 아가들의 작은 재롱일까.
길목을 지키는 그 눈빛이,
먼저 말을 걸어오고
먼저 내 하루를 환하게 연다
그냥 지나치려니 도무지 마음이 쓰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영양이 풍부한 고양이 간식을
찾으며 천천히 스크롤을 내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