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에 띄운 편지

새 처럼 자유롭게

by 옹달샘


바람 부는 오후의 들길
희뿌연 햇살이
시냇가 물결 위에 찰랑이고
흰 두루미 한 마리
긴 다리를 세워 서 있다

갈대는,
거친 바람을 감당하지 못해
냇가에서 몇 번이나 휘청거리고

소리 없이 눈은 흩날린다
누군가 구름 한 꼬집
떼어 뿌리는 듯하다

따뜻한 온기가

아직 남아 있는 엄마를 두고 오는 길
굵은 눈발이 한참을 따라왔다

평생 얼굴에 크림 하나 바르지 않고
손등에 물 마를 날 없었던 사람
고슴도치 사랑을 한 사람
잎을 모두 떠나보낸 나무들이

오늘따라 유난히 추워 보인다

엄마를 떠나보내고 오는 창 밖
눈은 작별 인사처럼
멈추지 않았다

차 안에서 편지를 썼다
생전에 가보지 못한
먼 나라에도 마음껏 닿아 보고
새처럼 가볍게 날아다니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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