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시간은 잠시 멈췄지만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by 옹달샘


시냇가 흐르던 은빛 물살은
살을 에는 듯한 바람에 멈칫하고
투명한 유리 위에 물결무늬를 새겼다

이곳이 익숙지 않은 새 한 마리가
썰매라도 타려는 듯이
늘어진 가지에 사뿐히 앉고

겨울 신사 하얀 백로가
오리 떼가 노니는 곳에 무심한 듯
주위를 맴돌며 두리번거린다

오리들은,
쉬지 않고 물갈퀴질 하고

백로는,
먼 곳을 응시하지만
곁눈질한다

나무에 둥지를 튼 까치 한 마리
파란 안경을 쓰고, 소리를 삼키며
여린 씨앗 한 톨 물고 오물거린다

먼 곳에 있는 봄이
보일 듯 말 듯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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