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려서 지키는 자리

단단해지기 위한 몸부림

by 옹달샘


무표정한 하늘
길 한편에 모래성처럼
갈대는 겨울 냇가에 서 있다

알맹이 빠진 소라 하나
잔잔한 물살에 밀려
기억을 안고 멈춘다

센 바람에도 굽히지 않는 갈대,
거울 같은 시냇물 속에서
금빛은 은빛으로 깊어진다

갈대가 품어주는 시냇물은
큰 바위를 피해 흐르고
깊어지면 말이 없어진다
누군가 돌 하나 던질 때에야
하얗게 몸을 비틀어 반응한다

갈대는 흔들리지만
그 흔들림으로 누군가를
잠시 멈춰 세운다

갈대는
흔들릴 때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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