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창 밖에 굵은 눈발이 날린다
순식간에 세상은 희어지고
온 산을 덮은 그 많은 쌀가루는
누가 뿌렸나
시원하고 부드럽게,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눈이
신기한 강아지는
눈 위에 누워보기도 하다가
토끼처럼 깡충깡충 뛰어도 본다
강아지의 눈에도 눈이 하얗게 보일까
복사꽃이 만발한 듯한
화단은 봄을 빌려 왔고
바람에 흔들리다
키 큰 나무 위의 흰 눈은
봄날 벚꽃처럼 흩날린다
언덕 위에 하얀 집들
소망을 안고 잠든 마을
산까치가 아침을 깨운다
새벽 별들과 이야기하고
동녘을 벌겋게 물들이는 마을
축축이 내리는 진눈깨비에
신발이 투덜댄다
내 이웃의 귀갓길에
따뜻한 연탄이 될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