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하늘 돛단배

미지의 시간 속에서

by 옹달샘


새벽녘
두둥실 떠 있는 초승달
발이 묶인 항해자처럼
바다인 듯 하늘인 듯
돛단배를 닮아 있다

경험하지 않은 오늘
새 날을 맞이하는 이른 새벽
배가 수면에 머물 듯
새벽의 초승달은 조용히 불을 켠다

깊게 물든 새벽
아직 오지 않은 열기를
미리 건네듯

반짝이는 별들도 숨을 고르고
하늘의 작은 배들은
넓은 수면에 잠긴 채
항해를 멈췄다

떠오르는 태양이
수평선 같은 하늘을 열고
돛단배는 바람 대신
빛의 결을 읽는다

하늘 깊은 곳
물고기 같은 별빛들이
몸을 뒤척이며 반짝인다

새벽하늘 가장자리에

기울어진 달빛이

끝내 흰 돛단배가 되어 하루를 연다

작가의 이전글진눈깨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