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말은 어디쯤 가고 있나

이월의 마지막 날

by 옹달샘


목을 앞으로 내밀고
귀를 세워 주변을 살피며
바람의 결을 듣는다

뒷다리에 힘을 모으고
엉덩이를 한 번 흔들지만
기수의 신호에도 발만 구르고
고개를 털며, 짧은 숨을 헐떡인다

가지 끝에
쭈글쭈글 매달린 잎 하나
아직 떨어지지 못한 채
그 주름 속에서
연둣빛을 품고 있다

못다 핀 꽃망울 몇 개
붉은 심장 깊은 곳에서
조용히 부푼다

붉은말이 태우고 온 해
이월의 마지막 날
어디선가 말발굽 같은 북소리

이제
기지개는 끝났다
한 손에 촛불을 쥐고
한 손으로 바람을 막으며
비틀거리더라도

돌부리는 피해 가자
돌 위에 번진 피
마르지 않을 수도

말갈기
바람 속에서 먼저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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