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오랜만에 집을 치우기 시작했다
버릴 것들을 골라냈다
그동안 몇 번 이사를 하는 동안에
계속 챙겨 다녔던 컵이 있었다
스무 살 때 수업 끝나고 친구랑
술 마셨었던 그날
늦은 저녁에 취한 채로
학교 앞을 걸어가고 있었다
개업했다고 치킨집 사장님이 내게 컵을 주셨다
그걸 본 친구는 자기는 안주냐고 했다
그 친구에게도 컵을 내어주셨다
그때 서로 하하하 웃었다
그러고 나서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이 컵은 깨지지 않고 치킨집 로고가 벗겨지지 않았다
새 거처럼 사용을 했다
초반에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꽤 오랜 시간이 흐르니까
이젠 이 컵을 보면 그 친구가 생각이 난다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추억이 되어버린 그 순간이다
이젠 이 물건을 버려야겠다
새로운 추억을 쌓아야지
사진으로 남겨 놓고
버리려 한다
안녕!
은지야 잘 지내고 있어?
그냥 생각이 났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야 해
나 가끔씩 아주 드물게 네가 내 꿈에 나와~!
너 연락처 물어보는 꿈 ㅋㅋㅋㅋ
아무튼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잘 지내기를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