쩍벌 V

by 해피트리



루이의 심기가 불편할 때

하쿠의 처세는 대체로 두 가지다

소심소심 다가가 털을 핥거나

홀라당 배를 까고 온 몸으로 엄살하는 것


그 방법들로도 불편한 심기를 달랠 수 없을 땐

호다닥 달아나 장식장 위로 몸을 숨긴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루이는

은신처까지 따라가 혼내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고나면 하쿠는

장식장 위에서 다리를 쩌억 벌리고

아무일 없는 듯 잠이 든다

쩍벌 브이 아래 서 있으면

과연, 하쿠의 도발은 실수였을까

고지를 독차지하려는 큰 그림이 아니었을까

잠시 심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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