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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트리 Jan 02. 2022

눈빛

자코메티의 조각을 보고 있으면

세상에는 조각상과 나, 서로의 뼈대만 존재한다는 생각에 빠져들게 되지

뼈대 외에 더이상은 거추장스럽다는 듯


그러나 말이야

부산한 상념들이 가라앉으면 비로소

뼈대를 견지하는 눈빛을 바라보게 되지

눈빛 하나가 한 줄 뼈대를 끌며끌며 견인해 왔음을


과거에 

내 등에 깊은 칼을 꽂았던 사람의 눈빛을 본 적 있어

잠시 흔들리는 그 눈빛이 미안함이라고 읽히자 

곧 상처를 덮어버렸지


깡마른 뼈대 속에 자코메티가 숨겨 놓은 눈빛의 저의.

눈빛이 지상의 유일한 진심이란 걸

그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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