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담벼락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피트리 Jan 27. 2022

달 달 무슨 달

      ---- 냥이들의 가르침

고양이 둘을 반려 가족으로 맞이한 지 5년 여

그 사이 많은 변화가 생겼다.

밥 잘 먹는 것, 큰 탈 없이 건강하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따금 긴 털에 똥을 대롱대롱 매달고 다니다가 

침대에 풀썩 드러누워도 사랑스럽기만 한 이유는 차고도 넘쳤다.

아픈 내 베갯머리에서 풀 죽어 있던 고양이들이 얼굴 핥을 때

까글거리는 혓바닥을 밀어내지 않게 된 건

그들이 성장시킨 변화였다.

그들이 사랑스러운 건, 영리하게 말을 알아듣거나

똑부러지게 제 몫을 해내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넉넉히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감사한 게 오롯이 그들의 '존재'임을 알게 되었다.


비로소 생각한다

연습 없이 바로 실전이었던 엄마의 역할이 얼마나 서툴고 어리석었는지

뽀얗게 떠 있는 달처럼

딸아이가 그 존재만으로도 어둔 밤하늘을 밝혀주고 있었음을











매거진의 이전글 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