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냥이들의 가르침
고양이 둘을 반려 가족으로 맞이한 지 5년 여
그 사이 많은 변화가 생겼다.
밥 잘 먹는 것, 큰 탈 없이 건강하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따금 긴 털에 똥을 대롱대롱 매달고 다니다가
침대에 풀썩 드러누워도 사랑스럽기만 한 이유는 차고도 넘쳤다.
아픈 내 베갯머리에서 풀 죽어 있던 고양이들이 얼굴 핥을 때
까글거리는 혓바닥을 밀어내지 않게 된 건
그들이 성장시킨 변화였다.
그들이 사랑스러운 건, 영리하게 말을 알아듣거나
똑부러지게 제 몫을 해내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넉넉히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감사한 게 오롯이 그들의 '존재'임을 알게 되었다.
비로소 생각한다
연습 없이 바로 실전이었던 엄마의 역할이 얼마나 서툴고 어리석었는지
뽀얗게 떠 있는 달처럼
딸아이가 그 존재만으로도 어둔 밤하늘을 밝혀주고 있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