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하지 않은 것들

2023년 09월 18일

by 열다

며칠 전 친구네 강아지가 갑자기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고 연락이 왔다. 8년 전부터 이미 성견이었던 짱이를 알았으니 아마 노견이라 떠났다고 추측만 하고 있다.

너무 슬퍼서 정신 없이 장례식을 치루는 와중에도 내가 짱이를 많이 예뻐했던 걸 아는 친구가 연락을 준 것이다. 나는 감히 그 슬픔의 무게를 상상도 할 수 없다.

원래도 눈물이 참 많은 애가 얼마나 울었을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곤 위로와 응원의 작은 선물. 그걸 받고 또 고마워서 울었다는데 아마 나는 나중에 짱이를 만나면 누나 울렸다고 미움 받을 거 같다.

나는 늘 무언갈 잃는 것에 대한 걱정이 많은데 나뿐만 아니라 모두들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굳이 생각하지 않는 게 아닐지. 그 중에서도 가족을 잃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일인지 보고 겪어왔다. 어릴 때도 친구가 키우던 강아지가 죽었다며 울었다. 왜 죽어야 할까? 왜 떠나고 헤어져야 할까?

내 아이가 날 닮는다면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아이를 낳고 키우기 싫은 이유가 참 많다. 잘 키울 자신도 없고 낳는 과정도 싫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는 경험을 하게 만들고 싶지도 않다. 사람들은 그럼에도 행복을 느끼지 않느냐 혹은 아이를 낳으며 고통을 느껴도 그보다 몇 배의 행복도 같이 얻는다고 하지만 글쎄... 난 할 수만 있다면 태어나기 전으로 돌아가 안 태어나고 싶다. 아무리 좋고 행복한 기억을 가지고 있어도 그걸로 슬픔과 고통이 묻히진 않는다. 그저 애초에 아무것도 느낄 필요 없게, 존재하고 싶지 않다.

왜 부정의 감정을 느껴야 할까? 우리는 왜 존재하는 걸까? 생각이 많아지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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