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FORM-L LIVE ARTS PROGRAM 2022
Q1.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미디어아티스트 송미경입니다. 한국과 독일 베를린을 거점으로 문화인류학, 동양철학, 역사학을 바탕으로 공동체와 그 안의 삶을 들여다보는 예술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영상과 소리, 문자 등 다양한 형태의 기록에서 기억의 순간을 재해석하여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는 방식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Q2.
이번 PLAP에서 선보이는 작품 제목 <585 블랙하우스>의 의미를 설명해주세요.
A.
2019년 12월, 코로나19는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갑작스럽게 발생되었고, 어느 누구도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지못했습니다. 자유롭게 누리던 것이 자유롭지 않고 일상 생활이 변화되고 말았던 안타까운 상황이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이들도 똑같이 겪고 있는 이 현실에 우리는 아직도 살고 있습니다. 또 올해가 지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에 존재하던 사람도, 건물도 지금보다 더 많이 사라질지도 모르죠. 아무것도 알 수가 없고 어떠한 것도 예측할 수가 없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살아있는가?” 인간에 대한 존재의 유, 무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시작된 작업이 바로 <585 블랙하우스>입니다. 독일 베를린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3월 22일 락다운이 시작되었고, 제가 밖과 소통되는 유일한 공간은 아주 작은 발코니였습니다. 그런데 그것마저도 정원 안쪽으로 집이 있었기 때문에 발코니에서 보이는 건 작은 창문들 뿐이었습니다. 어느 날, 하루 종일 발코니에 앉아있던 적이 있었는데요. 낮에는 아무것도 볼 수 없던 건너편 창문에 밤이 되어 집 안에 빛이 켜지면서 사람이 움직이는 것을 보며 살아있음에 스스로 안도감을 느끼게 되면서 우연히 시작된 검은집 시리즈 작품입니다. 2020년 4월 1일부터 2022년 2월 20일까지, 매일 밤 10시에 촬영된 585일간의 기록을 어느 세계에서도 ‘존재’하는 상태로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나’도 ‘너’도 서로가 살아있음을 알리는 빛의 언어의 작업인 <585 블랙하우스>를 가장 먼저 플랫폼엘에서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3.
‘나’의 존재를 글로 표현했던 이전 작업 <하얀집>과의 연장선상에서, 이번 작품은 작가님께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궁금합니다.
A.
"Der Anfang ist das Ende und das Ende ist der Anfang."
“시작이 끝이고, 끝이 시작이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문구인데요. <하얀집>은 독일 베를린으로 떠났을 당시의 여러 감정과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이주민으로 살아가던 ‘나‘의 존재를 글과 사운드로 담았다고 하면, <585 블랙하우스> 는 독일 베를린에서의 삶을 끝 마치고 한국에서의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검은집> 시리즈는 코로나19가 세상에서 사라지는 그날 프로젝트는 끝이 나는 게 의미적으로는 맞지만, 이 프로젝트 또한 의도치 않게 우연히 시작되었던 것처럼, 끝 맺음도 비행기 일정이 하루 전날 취소가 되면서 제 의도와는 상관없이 베를린에 2일을 더 머무르게 되면서 585일 되는 날 프로젝트는 끝이 났습니다. 이처럼 우연성은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언제든지 발생될 수 있고 이 또한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음을 다시금 느끼며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Q4.
가야금, 기타, 색소폰, 피아노 연주자와 무용가 등 음악과 미술, 무용을 넘나드는 여러 장르의 아티스트들과 협업하고 계십니다. 하나의 작품을 구현함에 있어 장르를 결정하는 기준과 어떤 과정을 통해 협업을 완성해 나가시는지 궁금합니다.
A.
사실 제 작품의 특징 중 하나인 우연성은 사람과의 인연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하우스 시리즈의 첫 시작이었던 <구전심수>부터 함께 한 김성완 색소포니스트, 베를린에서 우연한 자리에서 만나 <파란집>부터 함께 작업을 하고 있는 성유진 가야금 연주자, 한달 간 빈집을 찾아 헤매며 찾아낸 가회동에서의 <빨간집>의 작업으로 인연이 된 김영민 기타리스트, 세운상가에서 <하얀집> 음악감상회를 하던 날 우연히 지나가다 대화를 나눈 것이 인연이 되어 <낙원의 낮과 밤>을 함께 한 SolDonna 플라멩코 무용수, <585 블랙하우스>에서 처음으로 함께 하게 될 송희라 피아니스트, 김지환 무용수 이주호 배우와의 만남 스토리는 다음 기회로, to be continue. 궁금하시다면 <585 블랙하우스>를 보러 오시면 자세히 들으실 수 있습니다.
인간이 홀로 사회에서 살아갈 수 없듯이, 제 작품 또한 그런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만들어가는 하우스 시리즈는 집이라는 공간에 가장 필요한 존재인 인간, 즉 사람이 있어야만 완성이 되기 때문에 협업은 반드시 해나가야 하는 과정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슬방울이 모여서 바다를 이룬다는 뜻을 가진 ‘노적성해(露積成海)’처럼 각기 다른 장르의 아티스트가 모여서 만들어가는 작품은 눈으로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큰 에너지를 관객에게 전달 할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하우스 시리즈의 작품에 대한 이해와 서로 간의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교감이 가장 잘 일어날 수 있는 아티스트와 함께 만들어가고 있으며, 하우스 시리즈 콜렉티브(House.Series_Collective)라는 이름으로 지난 6월부터 함께 시작하였습니다. 정말 좋은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다는 건 1등 복권에 당첨되는 것보다 더 큰 운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은 더 감사한 마음으로 작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585 블랙하우스> 퍼포먼스는 하우스 시리즈 콜렉티브 멤버, 총 8명의 아티스트와 함께 합니다. 코로나19는 전 세계, 누구나 겪었던 전무후무한 일 중에 하나였습니다. 특히 이 시기에 아티스트의 삶은 암흑기처럼 정말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그때 당시 이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아티스트마다의 각기 다른 이야기를 <585 블랙하우스> 작품과 함께 즉흥적인 라이브 퍼포먼스로 선보일 계획입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Q5.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예정된 전시, 계획중인 작업 등)
A.
베를린에서 한국에 돌아온 이후, 새로운 작품을 계속 작업하게 되어 하루하루를 기쁜 마음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는 파라다이스집(PARADISE ZIP)에서 <낙원의집 by 송미경> 전시와 <낙원의 낮과 밤>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8월 플랫폼엘에서 <585 블랙하우스>를 오픈하고 나면, 9월에는 하얀집의 Develop ver. <뉴믹스화이트>가 공주에서 전시 및 퍼포먼스로 처음 공개 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12월 안으로는 자연의 소리가 주된 새로운 집이 오픈 될 계획이 있습니다. 또한 2023년에는 베를린에서 Develop ver. <585 Schwarzes Haus>의 전시 및 퍼포먼스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그 다음 해에도 하우스 시리즈는 계속 될 것입니다. 관객 분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ㅣArtist
송미경은 서울에서 한국전통음악과 미디어아트를 전공하였으며, 현재는 베를린과 한국을 오가며 작업을 하고 있다. 두 도시를 거점으로 한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및 프로젝트 디렉터로서 문화 인류학, 동양철학, 고전, 역사,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연구 및 전시와 공연을 기획한다. 또한 그녀는 한국 전통악기인 피리 연주자이자,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약과 무형문화재 제17호 우도농악 이수자기도 하다. 그녀는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책, 비디오, 사운드, 퍼포먼스 등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Platform-L Live Arts Program 2022
송미경
<585 Black House>
2022.08.27-08.28
장소ㅣ플랫폼 라이브
주최ㅣ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주관ㅣ송미경, 하우스 시리즈 콜렉티브(HOUSESERIES_COLLECTIVE)
후원ㅣ디스튜디오, 올피움, 오래우드
진행ㅣ플랫폼엘 학예팀 김소희
사진 ㅣ CJYART STUDIO
문의ㅣ02-6929-4462
플랫폼엘은 예술을 만드는 사람과 향유하는 사람 모두를 위해 여려 있는 학습과 탐구의 공간, 국내외 예술가 및 기관을 위한 교류와 협력의 플랫폼을 지향합니다. 플랫폼엘은 지난 10여 년간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후원해온 브랜드 루이까또즈가 설립한 태진문화재단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