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서로를 좋아하면서도 다툴까?

by 생크님

저에게는 10년을 함께한 친구가 있습니다.

서로의 가장 힘들었던 시절, 밑바닥까지 다 보며 함께 걸어온 소중한 사람이죠.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변화가 생겼어요.

요즘은 대화만 하면 자주 부딪힙니다.

얼마 전에는 크게 말다툼을 하고 말았죠. 그날 밤, 혼자 생각했어요.

"우리는 왜 서로를 좋아하면서도 이렇게 다툴까?"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자주 싸우는 이유


친한 사이일수록 싸움이 잦은 건, 단순히 자주 만나서가 아니었어요.

감정적으로 깊게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에게 더 많은 것을 기대해요. "너는 날 이해해줄 거야." "너라면 내 편이 되어줄 거야."

그런데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상처는 더 깊어집니다.



진짜 원하는 건 "내 편이 되어줘"


대화법과 코칭을 공부하면서 제 안에 새로운 욕구가 생겼어요.

정서적 연결감이 필요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대부분의 대화는 자기 자랑이나 불평으로 채워져 있더라고요. 상대방의 마음을 진심으로 궁금해하며 질문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어요.


왜 그럴까요?

우리가 그런 질문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배운 적이 없어서예요.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네 마음이 어때?"라고 물어봐 주는 사람이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용기 내어 부탁합니다.

"내 마음이 어떤지 물어봐 줄래?"

이렇게 질문해주면 나를 헤아려주고 관심 가져주는 다정함으로 느껴진다고, 그 이유까지 함께 설명하면서요.



"네가 옳아"라는 말의 힘


누가 맞고 틀린지, 어떤 게 적절한 해결책인지보다 훨씬 중요한 게 있다는 걸요.

바로 그 사람의 편이 되어주는 겁니다.

제 친구도 늘 자기 편이 되어달라고 했던 거였어요.

그 말 속에는 이런 마음이 담겨 있었던 거죠.

"내가 네게 소중하다는 걸 알게 해줘."


존재 자체로 대해주는 것. 이게 참 어렵지만, 가장 필요한 거였습니다.



심리적 심폐소생술, "요즘 마음이 어때?"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표현이 있어요.

"요즘 마음이 어떠세요?"라는 질문 하나가 심리적 심폐소생술을 시작하게 만든다.


간단한 심폐소생술로 누군가의 목숨을 구하듯, 간단한 질문 하나가 누군가의 마음을 살릴 수 있어요.

저는 주일학교에서 초등학생 6명을 맡고 있어요. 첫 모임에서 아이들에게 물었어요.

"오늘 내 마음이 어때?"

아이들이 놀랍도록 솔직하게 이야기하더라고요. 기쁘다, 속상하다, 긴장된다... 각자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꺼내놓았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어요.

나도 내 마음을 물어봐 주는 사람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고요. 그리고 나도 내 주변 사람들에게 더 자주 물어봐야겠다고요.




관계를 살리는 한 마디


우리가 관계에서 진짜 원하는 건 조언이나 해결책이 아닐지도 몰라요.

그저 내 편이 되어주는 누군가.

내 마음을 궁금해해 주고, 내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사람.

10년 지기 친구와의 다툼도, 결국은 서로 자기 편이 되어달라는 외침이었던 거죠.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요.

누가 옳고 그른지 따지기보다, 먼저 물어봐야겠어요.


"너는 요즘 마음이 어때?"


그 질문 하나가 우리 사이의 심폐소생술이 될 거예요.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다시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을 거라 믿어요.




『당신이 옳다』 - 정혜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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