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 비그리의 치료에 대한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쓰면서 나름 정리되는 방향성들이 있어서 남겨본다. 나중에 또 잊어버리고 고민이 될 때 참고가 될 수 있도록... 이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에는 관련 카페에서의 여러 글들과 얼마전 지인과의 대화가 큰 역할을 하였다. 특히 관련 업종에서 일하고 있는 지인이 했던 말이 큰 영향을 주었다. 그 내용을 옮겨보면 "센터 1:1 수업만으로는 절대 효과 없어. 1:1이 되면 부모하고의 관계에서도 되어야 하고, 그게 되어야 어린이집/유치원으로 확장될 수 있어. 부모관계로 확장이 안되면 절대 그 다음으로 넘어가지 않아"라는 말.
사실 이 말을 듣고 뜨끔했다. 나는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와 같이 치료는 전문가에게 맡긴다는 생각이 기본적으로 있었고 이러면서 어느정도 회피를 하고 있었다. 직장일만으로도 피곤하니 센터에 가서 기다리면서 좀 쉰다는 마음가짐.. 그러나 자폐 치료에서 전문가는 사실상 '부모' 또는 '주양육자'인 것이다.
그리하여 새로운 방향성을 아래와 같이 잡아보았다.
1. 우선 더이상 치료 양을 늘리지 않는다. 지금 하고 있는 언어1+감통2+놀이1에서 뭔가 추가하고싶으면 지금 하고 있는 치료에서 하나 이상 뺀다. 그래야 나와 비그리와의 상호작용이 적어도 줄어들지 않는다.
2. 새로 추가하는 치료는 셋 중에 적어도 하나를 만족해야 한다. 하나. 비그리와 나의 상호관계를 더 끈끈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둘. 비그리가 매우 흥미있어 하는 것이어서 자발적인 참여, 그에 기반한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셋. 비그리의 운동능력에 도움이 된다.
3. 이렇게 하여 추가를 고민하는 치료는 플로어타임, 특수체육이다. 그리고 나와의 놀이가 오래 지속될 수 있고 확장이 되어간다 판단이 되면 사교육으로 넘어가려고 한다. 목표는 만6세가 되기 전 모든 센터 수업을 종결하고 사교육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사교육 또한 비그리가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음악/미술을 하게 될 것 같고, 아주 가능성은 낮지만 -.- 공부를 하고싶어 하는경우 조르고 조른다면 하나 정도는 추가하는 정도?
아마 기존에 하고 있던 치료를 중단하는 것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그분들과의 애착도 어느정도 있을 것이므로...) 당장 뭔가를 없애고 새로 두개를 추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특히 비그리와 오랫동안 함께했던 놀이선생님과는 너무나도 잘 지내고 있어서, 그러나 더이상의 확장은 어려워 보여서 시간을 좀 더 두고 특수체육으로 넘어가게 될 것 같다. 그 전에 중복이 되고있는 감통 2개 세션 중 하나를 정리하고 플로어타임을 시작할까 한다.
이렇게 구성을 하니 비그리는 학교 들어가기 전에 국어 영어 읽고 쓰기를 못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좀 생기기는 한다. 요즘 같은 시대에 그럴 가능성을 안고가는 것은 용기씩이나 필요로 한다... 그러나 뭣이 중한지 생각해보면(초등 들어가서 수업 끝날때 까지 무난히 앉아있기...그럭저럭 지내는 친구 한두명 만들기가 목표) 국어, 영어, 수학이 뭐가 중요하겠나? 아니면 공부를 좀 미리 해두고 가면 집중을 좀 더 할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