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달간 글을 안쓰는 동안 비그리의 유치원, 어린이집 고민을 심하게 했다.
비그리는 내년 6살이 되고 점점 초등학교를 갈 나이가 가까워지니 점점 초조해졌다.
나답지 않게 고민을 오래 한 이유는 현재 다니는 직장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옮긴다면 그 목적에 따라 옮기는 것이 나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며, 내가 가진 정보가 제한적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고민을 시작한 것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비그리가 현재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선생님들의 근무 강도를 높이는 주요 인물일 것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려서였다.
한 번은 대놓고 여쭤보기까지 했다. 혹시 특교자지원을 여기서 해서 지원 인력을 더 받을 수 있는지.
대답은 No. 그리고 선생님은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했는데... 왠지 마음이 약하셔서 부모에게 있는 그대로 말을 못한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했다.
그리하여 매우 열심히 특교자를 받는 장애통합 병설유치원을 알아보았다.
집근처 병설유치원은 너무나 매력적이게도 방과후와 방학 돌봄이 가능했다. 그러나 가는 길이 너~무 험했다.
학교 앞에 주차를 할 수 없어서 근처 건물에 차를 놓고 걸어서 골목길을 걸어가야 하는데, 마침 내가 가본 날이 비가 오는 날이었는데, 아이와 이 길을 험한 날씨에 다니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비그리가 아직 특교자 신청을 하지 않아서 입학을 해봐야 혜택이 없다는 점이 결정적으로 이 병설유치원 선택지를 버리게 된 이유가 되었다.
그리고 내년에는 일단 특교자 신청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이번 유치원 고민을 하면서 아이가 이렇게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나도 부모라 참 바라는게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이집에서 쫓겨나지 않는 것만으로 감사해야할 마당에 사람들이 그래도 유아는 유치원에 보내는 것이 교육상 좋다는 말에 귀가 팔랑거리고, 사립유치원과 영유에서 학습적인 부분을 (내가 봐주지 않아도) 살뜰이 챙겨준다는 말에 또 내 아이가 사회성이 떨어지니 공부라도 잘해야할텐데 그것도 준비가 잘 안되고 있나? 하는 조바심이 나기도 했다. 그래서 돈이 좀 들더라도 아이가 즐겁게 다닐 수 있는 놀이식 영유를 보내볼까도 생각을 해봤는데...여전히 라떼는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10살 전에 학습은 가성비가 안나온다는 생각에 비용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 일찍 끝나는 유치원 이후 스케쥴을 학원 몇개로 테트리스 하고 등하원 도움을 받고 하는 일들이 너무도 태산처럼 느껴졌다. 그 학원에서 비그리가 잘 지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걱정은 디폴트이고 말이다.
이렁공 저렁공 고민을 다방면으로 하다 보니 결국 최적 솔루션은 현재 어린이집에 머무르는 것이 되었다. 등하원 편하고, 출퇴근을 함께 할 수 있으며, 생활습관도 잡아주시는 것 같고, 특별활동도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비그리를 품어주신다는 것... 비그리가 기적적으로 사회성이 폭발하여 어린이집 졸업하기 전에 친구 한명 사귈수만 있다면 정말 더 바랄게 없을 것 같다. 안타깝게도 여전히 또래 아이들과는 피상적인 관계만 형성할 뿐 친구같은 느낌의 대상은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다.
그런데 비그리가 요즘 사회성이 조금씩 좋아지는 듯한 신호를 보내고 있어서 다시 희망회로를 돌리고있다.
얼마전 나와 남편이 비그리때문에 화가나서 혼내고 말도 안하고 말을 걸어도 안받아주고 했더니 자기가 좋아하는 음료를 나와 남편한테 들고와서 마음을 진정하는데 필요할거 같다며 건내주는 것이다! 부모한테 하는 것 만큼 친구들한테 하면 참 좋을텐데 말이다. 부모 눈치도 보고 놀자고도 하고 아부도 하는데 왜 또래하고는 안될까? 남자애들처럼 걍 단순하게 서로 잡기놀이하면서 뛰어다니는 것만 해도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