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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김에 신으로 살기 (54)

허무하고 앞이 보이지 않아요. (4)

견성체험을 열망하며 다른 모든 관계에 마음의 문을 닫고 저를 괴롭히던 것이 마음의 욕망이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게 무엇이든, 그 마음은 완벽주의인 제가 과거를 보상받고 싶은 욕망의 결정체였더군요. 과거나 미래로 마음이 흘러가는 습관을 알아차리니까 지금 제 모습이 보이고 가련한 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잘해왔구나. 싶으면서 뭐랄까 만족? 하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 느낌은 나를 완성시키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질문

훌륭해요. 바로 그거죠. 당신 안에는 항상 존재의 에너지가 있고 지금도 그 에너지를 느끼고 몸도 마음도 아닌, 전체이면서도 가슴의 평화이죠. 생각이 만들어낸 착각에서 자유로워져 가는군요. 참된 것은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가슴 챠크라가 활성화되면 공감 능력도 커지고 주변 에너지에 민감해집니다. 이제부터는 오감을 지켜보세요. 이런 과정이 성장이에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보세요.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을 거예요.

다섯 번째 챕터의 활성화를 위해 나아갈 때입니다.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보고, 듣고, 느끼고 하는 모든 감각으로 모아진 에너지를 가슴으로 회귀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덧붙여서 제3의 눈 위치로 집중하며 일어나는 일들을 지켜보시면 갈등의 마음이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호흡에 집중하며 분노감이 지나가는 것을 느낄 때 가끔 안으로 에너지가 몰입되어 편안해지더라구요. 그런 후에 머리로 열감이 오르면서 정수리 부분이 뜨거워집니다. 왜 그런지 궁금해서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책을 찾아보니 사하스라라 챠크라가 활성화되는 과정이라던데.

질문

 맞습니다. 저도 한때 그랬지요. 무리해서 에너지를 끌어올리지 말고 제3의 눈에 집중하시며 말수를 줄여 보세요. 당신 스스로 이제 길을 찾아내고 계십니다. 그렇게 하시면 됩니다. 내면의 침묵... 그러니까 에너지가 치솟아 갈 때 침묵과 고요에 더 마음을 모아 조화롭게 천천히 가시길 권합니다. 왜냐하면 당신 내면에 쌓인 마음의 습관이 갈아 끼어질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몸과 마음의 준비가 조화롭게 될수록 깨어남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차차 이것이 정착되어 내면화 되면 의도적인 수행을 하지 않게 됩니다. 


그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저는 부족하고 아직 분노감도 많고... 사랑의 마음도 회복되지 못한 듯 한데.

질문

 괜찮습니다. 지루할 정도로 씨앗을 뿌리고 지겨울 정도로 수행할 필요는 없습니다. 강력하게 몰입해서 순간 순간 자신으로 돌아오는 힘이 생기면 일상을 즐겁게 살아가도 문제가 사라집니다. 즐거운 일과 누릴 만한 것들 안에서 명상의 힘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누가 불행과 불안감 안에서 즐겁다고 하겠습니까? 다시 돌아가서 아직은 어렵지만 꾸준히 이해하고 성찰하면 자연스럽게 많은 것들이 제자리를 찾아 중도 안에 중심이 잡혀 만족한 삶을 누리게 됩니다. 

그럼 지금 제가 무엇을 해야 할지 다시...

질문

 이제 침묵하며 오감을 안으로 모으는 것입니다.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입니다. 분노감은 사라지겠지만 그 에너지를 자비로 바꾸어 가봅시다. 하나의 에너지인데 당신이 분노로 만든 것일 뿐... 이해하고 용서하고 놓아주어 보세요. 모든 분노에는 이유가 있고 당신이 모를 뿐입니다. 내 생각의 판단으로 분노할 일이지 역지사지 해서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들의 행동과 말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원인이 없는 일은 없습니다. 당신이 수용할 수 없다면 거절하고, 자신만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 

 안으로 모은다는 것은 보되 보지 말고, 듣되 듣지 않는... 그런 것인가요? 그러니까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안으로 끌고 오지 않는 훈련인가요? 

질문

맞습니다. 당신은 다행히 지성의 힘이 잘 갖추어져 있어 과거의 당신에서 많이 벗어났습니다. 이대로 살다보면 참나의 힘으로 의식의 확장이 일어날 것입니다. 물론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일어나지 않을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취할 것은 솔직하고 정확하게 취하지만 이기심으로 가득 찬 선택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상황이 일어난 원인을 알고 이해하게 되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나가는 것들을 붙잡지 않는 연습을 한다해도 어떤 일들은 마음에 걸려 오랫동안 나를 힘들게 한다면 피하지 않고 스스로 답을 내는 지혜는 필요합니다. 그러나, 많은 일들은 침묵하고 있으면 놀랍게도 무위한 그 자체로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게 됩니다. 당신의 마음이 연루되어 함께 춤 출 필요가 없지요. 가슴 챠크라에서 해탈체로 넘어가는 길은 이렇게 하는 것이 빠릅니다. 

 이런 저런 마음들이 움직이다 사라지면 깨어난 의식이 직감적으로 답을 찾아내기도 하나요? 저는 요즘 가끔 무언가 떠오를 때 맞는 경우가 많아서 놀라기도 합니다만 이것을 다 믿어야 하는지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질문

습관적인 무의식적 생각 대신 필요한 생각을 할 수 있게 되면 직감이 길을 알려줍니다. 당장 그 선택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실체로 드러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에게 쓸데없는 기대가 적어질수록 타인의 마음에 잘 속지 않고 통찰력이 자라서 실수를 덜 하게 되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도 쉬워집니다. 내 마음이 움직이는 방식을 아는 만큼 타인의 마음도 통찰하고 이해하게 됩니다.


그래선지 가족과 무뚝뚝하기만 했던 제가 부드럽게 변한 것을 발견합니다. 그러니까 부인과 전보다 소통이 잘 됩니다. 그동안 이런 콘크리트 같은 나와 사느라 힘들었겠단 생각도 들어 그들에게 미안하고 감사했습니다.

질문

바로 그것입니다.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무지와 어리석음으로 이생에서의 평화와 기쁨을 무시하죠. 정말 깨어난 사람은 소박한 것에서도 기쁨을 느끼는 성격으로 변하기 마련입니다. 

구체적인 방편을 습득하니 삶이 변하는 것 같아 좋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도 미완성이고 바쁘고 불안합니다. 어둠이 좀 거친 것 같긴 하지만.

질문

미완성이란 느낌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 마음이 존재하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미완성이란 느낌이 당신을 좀 더 성숙한 인간으로 만들어가게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따지고 보면 정확하지 못한 생각이 문제이지  합리적이고 바른 의문과 생각자체는 삶을 사는 도구입니다. 좀 더 평안해지려면 당신은 강박적으로 강력한 내면화된 사고 패턴을 결국은 버려야 할 것입니다. 당신의 어린 시절은 억압적이며, 사랑의 자리를 책임감과 경쟁이 차지한 환경이었습니다. 당신의 할머니도 엄격한 유교적 문화의 희생양이었고 아버지도 원칙주의자여서 당신에게 심어준 것은 틀 안에 가두고 어긋나면 벌을 주는 것이 옳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은 제대로 조건 없는 사랑을 받아 본 경험이 없습니다. 

그것이 지금의 저에게 영향을 주고 있단 말인가요?"

질문

 당신은 아직 당신 삶의 주인이 아닙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마하리쉬가 나는 누구인가 참구하라고 해서 가끔 자신에게 묻곤 했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질문

잘 모르는 것이 정답에 가깝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텅빈 내가 또한 모든 것이기도 하다는 느낌이 찾아올 때가 있을 것입니다. 대화가 반복되며 진부해지는군요. 내가 누구인지 알 필요가 있습니까? 다 생각입니다. 나는 이 생을 이끄는 주인이면서 존재계 안에 조화를 이루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뜻대로 안되는 일도 당신의 뜻이고 때가 아직 무르익지 않은 것입니다. 존재계 혹은 참나의 흐름은 이유가 있고 계속 우린 창조하며 즐기며 살아가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저는 전체의 부분으로 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질문

그렇습니다. 당신의 마음도, 선택한 것들도 나름의 원인이 있고 그것이 현재의 조화입니다. 점차 잘못된 선택이라 생각한 것도 마음에 안드는 결과도 두려워할 것이 아님을 알게 되고 주어진 것들을 쉽게 사랑하고 수용하게 되니까 자유로워지는 것이지요. 삶은 끝없이 우리를 자유와 평안함을 이해하게 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감사와 사랑을 배운다면 더 이상 수행이나 깨달음 같은 것을 추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불안과 두려운 마음을 어떻게 지나갈 수 있을까요? 살면서 좀 만족하고 즐겁고 싶어집니다.

질문 

예민한 사람, 착하고 순수한 사람이 행복을 느끼며 살기 퍽 어려운 세상입니다. 당신이 편안함을 느끼고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어떤 것이든 방편으로 사용하고 가까이 하며 마음을 열어보세요. 유치하고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어떤 것이라도 남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면 가까이 하며 마음을 좀 치유해 보시길 권합니다.

 참되고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두렵지 않습니다. 앞으로 주인으로 살게 되면 퍽 삶이 더 열리고 편안해질 것입니다. 스스로 억지를 부리지 않고 순리대로 사는 것이 자연스럽게 됩니다. 궁극에 존재계 전체의 뜻대로 살게 합니다. 붓다나 예수의 자비와 사랑도 이렇게 완성되었지요. 미래사회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깨어남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각박한 현실은 경쟁과 혐오를 극복한 다수가 깨어날수록 좀 더 자유와 평화를 위한 선택을 하게 될 것입니다. 자본주의의 문제를 제도로 보완하려는 민주주의가 이기적 집단의 기득권 보호로 퇴보하는 것을 막을 것입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봅시다. 자 지금부터 현재 당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아시겠습니까? 내면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까?


 아마도... 제가 원하는 깨달음이란 것도 결국은 제 마음이 수시로 불안하고 화나는 것, 우울한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임을 알았습니다. 문득 권투나 요가 같이 몸을 쓰고 마음을 비우는 것을 해야겠다는 내면의 소리를 따라 우선 권투를 배워보고 제 체력이 감당을 못하면 요가를 배울까 합니다.

질문

아주 좋습니다. 그렇게 길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하다가 흥미롭지 않고 힘만 들면 바로 그만둘 수 있습니다. 가볍게 가볍게 흘러가 보는 것입니다. 당신은 전체적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사고 중심적이며 진지한 바보였습니다. 반대체험은 우리의 의식을 일깨웁니다. 인생에서 뜻하지 않는 어려움이 찾아오는 것도 고여 있는 마음의 쓰레기를 흔들어 이 기회에 부정적인 마음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좀 더 자유로워지라는 뜻입니다. 물론 고통이 없이 살면 좋겠지만 그렇게만 살기는 어렵지요. 깨어날수록 고통이 작아지고 잘 다루게 되지만 누구도 어려움이 없는 완전한 천국은 없습니다. 

그럴까요? 휴... 저는 이제 나이도 있고 은퇴하면 조용히 산사에 머물며 못다 한 공부를 하고 그저 평화롭게 살고 싶습니다만.

질문

그렇게 될 것입니다. 지금도 연습을 하고 계시니까 조화롭게 준비가 되겠죠. 그러나 어떤 일이 나에게 오더라도 걱정하기 보다는 기회로 반길 수 있는 것이 스스로 주인이 된 것입니다. 지금 당신에게 만약 가족과 직장이 사라진다면 아마 홀로서기를 잘 할 것 같지만 몹시 외롭고 의지할 곳이 없는 허전함이 밀려 올 것 같습니다. 결혼하지 않았다면 자식을 낳지 않았다면 지금의 어떤 든든함과 만족감은 맛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전에는 가족이 지겨웠는데 지금은 가족이 없는 삶은 상상이 안됩니다. 제 통장에 잔고가 쌓인다고 제가 혼자 무얼 하겠습니까? 이런 깨우침이 저를 자신감 있게 합니다.

질문

 이미 선택된 것을 진심으로 수용하면 길이 열립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도 수용하고 사랑하게 되지요. 은퇴 후에 다양한 수행 그룹들을 돌아보시고 지금처럼 몸과 마음을 잘 다스려 ‘참 나’ 안에 안주하면 되리라 봅니다. 사실 은퇴하면 노년이 몹시 길고 지루합니다. 서두르기 보다는 지금 가족들과 누리고 즐길 것을 많이 만들고 충분히 사랑하십시오. 명상이 바르게 진행된다면 당신은 사랑이 자라는 것을 발견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질문

아닙니다. 당신은 다시 나를 볼 필요가 없기를 바랍니다. 제가 당신의 가능성을 크게 생각해  단계들을 빠르게 설명하고 많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제가 말하는 핵심을 이해하시고 실천해 보시다 큰 벽에 부딪혔을 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인간은 극복할 수 있으나 에너지 낭비를 오래할 필요는 없지요. 핵심과 기본 이치를 꿰뚫은 분들은 어렵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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