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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김에 신으로 살기 (57)

출가하고 싶습니다.(3)

그녀

그렇다면 제가 불가에 들어가려는 것은 안전장치를 만들어 그 안으로 숨으려는 마음일까요?     


질문

결국은 우린 혼자 스스로 한 발이라도 걸어야 앞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당신이 엄청난 견성 체험을 했다면 불가에 들어갈 필요 조차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그때는 종교로부터 자유로운 경지가 되니까요. 헌데 당신은 아직 자신의 삶 조차 살아보지 못 했는데 수행의 길을 선택한다면 감정과 욕망을 억압한 댓가를 톡톡히 지불해야 할 것입니다.     

그녀

 생각을 좀 해보아야겠어요. 제가 이 집에서 나가고 싶고 막상 사회에 적응할 의욕이 없어 막연히 출가를 꿈 꾸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 제가 무엇을 먼저 해야 할까요?     

질문

스스로의 지성을 일깨워 볼까요? 자신만의 가치관을 세워 삶의 원칙들을 만들어 보시길 권합니다. 우선 엄마가 화를 내거나 잔소리 하는 내용을 잘 헤아려 봅시다. 무방비로 듣지 마시고 잔소리를 막아야 합니다. 예를 들면 '왜 방이 지저분 하니?' 하면 생각을 하세요. 스스로 치울마음이 왜 없는지 반항하는 마음인지 실재로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를. 타인의 간섭이 심하면 반항하는 마음이 자신을 보지 못하게 합니다. 이럴때는 누구의 요구와도 거리를 두고 반항과 게으른 지성의 마비에서 벗어나기 위해 온전하게 자신과 대화를 솔직하게 해 보아야 좋습니다. '왜 미래를 위해 공부도 안 하고 방에만 있니?' 하면 당신 자신도 그 문제에 직면해 보세요. 엄마의 질문과 비난 이전에 당신 자신도 걱정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엄마를 당신의 삶에서 꺼내어 버리고 스스로 자신에게 질문해 답을 찾아가 보길 권합니다. 지금 태도는 간섭과 잔소리에 방어하기 위해 무력감을 선택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녀

 녜.. 제가 걱정이 많습니다. 엄마의 욕 듣는 게 일상이라 보니 이제 둔감해지기도 하고. 둔감해지는 것이 두렵단 생각도 들고 이제 그만 일어나서 걷고 싶어요. 곧 30살이 된다는 것이 너무 무섭고 그렇다고 결혼을 할 마음도 아직은 없거든요. 저는 자유롭게 살 수 없는 인생인가요?     

질문

그럴리가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정말 자유의 본성 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우리 자신의 모습도 우리가 선택한 것입니다.     

그녀

말도 안됩니다. 저는 그다지 예쁘지도 않고 뛰어난 것도 없고 이런 가정에 태어나고 싶었을 리가 없습니다.     

질문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재의 환경과 자신의 마음가짐을 스스로 선택하였다는 것을 알아차리면 미래를 위한 마음을 지금에서라도 씨앗을 뿌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다고 생각 할수록 내가 선택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요. 그리고 운명과 타인의 탓으로 돌리고 자신의 삶을 책임지려 하지 않습니다. 깊이 숙고해 보면 원인은 내 안에 있고, 외부의 환경에서 벗어날 생각을 못하게 길들여진 것이지요. 당신이 좀 행복해지면 이 모든 선택이 행복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지금 당신의 엄마는 전생에 당신이 몹시 갑질을 한 딸이었을 수도 있고, 당신이 어리석음에 빠져 그를 괴롭혀 자살을 하게 만든 연인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인연은 그렇게 이어집니다. 씨를 뿌린 것을 이생에서 거두는 것일 뿐. 인과에서 벗어난 우주의 법칙은 없습니다. 차차 알게 될 것입니다. 

 당신에게 그동안 친구가 있었나요? 어떤 방식으로 친구를 사귀어 왔을까요?     

그녀 

어릴 때 엄마에게 혼나면 이불 속에서 울다 잠이 들곤 했어요. 초등학교 때 기억에 친구들이 몇 명 있어서 같이 놀고 좋았는데 덩치도 제일 큰 장난끼 때문에 매일 싸우던 친구가 저를 좋아했어요. 그 친구가 달려오면서 저를 안아주고 귀엽다고 뽀뽀를 하는데 저는 무서워서 울고 말았어요. 그 후로 중 고등학교 다니면서 사람들 눈치를 보느라 정작 친구를 사귀지는 못하고 없는 아이처럼 지냈지요. 저는 왜 그럴까요? 제가 남에게 피해를 줄까 싶어 말도 조심하고 모든 것을 조심하다 보니 마음에 드는 친구를 사귀기 어려웠어요. 지금은 한두 명의 친구가 있는데 자주 만나지는 않아요.     

질문 

친구를 만날 때 평소의 모습과 많이 달라지고 긴장하는군요. 솔직하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 관계가 깨질 것을 두려워 하는 듯 합니다.     

그녀 

그런 것 같아요. 생각해 보지 않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네요. 제가 기본적으로 못난 사람이라 잘 해야 하고 혼이 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꽉 차 있네요.     

질문 

우선 그런 부정적 생각은 본래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 환경이 입력한 것들이고 우린 순수한 존재라 입력이 잘 되고 학습이 되는 유일한 존재 이지요. 당신의 지성이 살아나고 통찰력이 생길수록 상처에서 자유로워집니다. 우선 그런 마음이 들 때 마다 호흡에 집중하고 만트라로 '내 모습은 평화롭고 온전하다.'는 느낌의 선언적 문장을 스스로에게 해보시길 권합니다. 순수한 어린 영혼이 파괴적이며 거친 에너지 속에 살았으니 스스로 알아차려 쓰레기를 꺼내가다 보면 본래의 창조적이며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이 회복될 것입니다.

그러나 금방 되야 한다거나, 되리라는 기대를 하지 말기를 바래요. 어린 시절 깊게 들어온 마음은 인내심을 발휘하여 지속적으로 해야 하거든요.     

그녀

제가 가위에 잘 눌리고 반복적으로 악몽을 꾸기도 해요.     

질문

어린 시절부터 기억나는 꿈을 이야기해 주시면 그 꿈의 상징들을 스스로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게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녀는 반복적인 꿈을 이야기해 주었다.)

악몽을 꾸면 기분이 나쁘지요. 이때는 우리의 잠재의식이 움직여 불행한 경험들을 밖으로 드러내는 과정일 뿐임을 알면 도움이 됩니다. 악몽을 꾸고 '잘 되었네. 내 마음 깊은 곳에 있던 갈등과 두려움들이 드디어 나가는구나. 잘 가라.' 하고 생각하면 악몽이 점점 사라지며 가벼워질 것입니다.     

그녀

녜, 해보겠습니다.     

질문

당신은 제 이야기를 쉽게 공감할 뿐 아니라 이해력도 빠르십니다. 어린 나이임에도 놀랍습니다. 우선 당신은 공감 능력이 아주 탁월한 사람으로 보입니다. 자기이해 지능도 높은 편이리라 생각되네요. 의식이 높은 젊은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깜짝 놀랍니다. 제가 당신의 나이 때에는 집단 무의식의 성격이 강해서 개인에 눈뜨지 못한 시대였어요. 정보도 제한적이었고 소통방식도 매우 달랐지요. 요즘 젊은 친구들은 의식이 높습니다.      

그녀

아...... 제가 다중지능 검사를 했었는데 공감지능과 자기이해 지능이 우선순위였어요. 맞는 것 같아요. 그것이 어떻게 저에게 영향을 주나요?     

질문

당신은 그 능력을 갖고 태어났다는 것입니다. 그 능력의 주인으로 살고 있는가? 아니면 그 능력으로 힘들고 괴로운가? 하는 것은 당신이 지금 결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상태로는 당신은 공감 능력이 적은 사람과 만나면 겁이 나고 답답하며 서운할 것입니다. 공감 능력이 높은 사람은 상대가 못 느끼거나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행동이나 말도 해석하고 의미를 찾는 경향이 생깁니다. 특히 내가 건강하지 못하고 불안하고 외롭다면 그리고 상처를 받으며 자랐다면 예민하게 상대와의 관계에서 공감되지 못하는 것들을 불안하게 생각하고 슬퍼질 것이란 말이지요.     

그녀

아....... 제 친구들이 톡을 보내면 그 친구의 말투가 조금 이상하면 답을 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었군요. 사람이 무섭습니다. ........ 혹시라도 오해하거나 저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제 모습이 보이네요.

그렇게 살아왔네요.     

질문

아주 훌륭한 통찰입니다. 바로 그렇게 길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꾸준히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 마음의 원인을 찾아내어 이해하고 당신을 밝은 곳으로 옮겨 놓아 보세요. 슬프고 움추린 마음은 당신의 본래 모습이 아닙니다.     

그녀

제 본래 모습이 따로 있다는 말인가요?      

질문

본래 우린 순수한 아기 때 모습이 본래 모습에 가깝습니다.

예수는 하느님의 자녀, 부다는 불성의 존재, 마하리시는 고요속의 지복, 오쇼는 창조적인 신성.... 등으로 표현은 다르지만 우리의 본래 모습을 정의하고 있지요. 각자 깨우치기 나름이라 봅니다. 저는 우리의 본성은 기쁨과 평화 혹은 자유라고 설정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종교를 공부하는 것은 잊고 사는 자신의 본성으로 돌아가 기억하며 살자는 것입니다. 본성으로 살아갈수록 까르마나 인간의 고통은 작아지고 사랑 속에 살게 됩니다.     

그녀

아.....     

질문

처음으로 돌아가 당신이 출가하려는 이유를 명확히 해보시고 자신의 삶에 에너지를 모아 보시길 권합니다. 타인과 겨루는 에너지를 안으로 돌려 지성의 힘을 일깨워 스스로 생각하고 결단하는 힘이 자라면 삶에 자신감이 생깁니다.

무기력감을 방치할수록 깨어나기 어렵습니다. 우선 마음을 모아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하고 싶을 때 행동으로 옮겨 보시는 훈련을 해보길 권해 봅니다. 즉 마음과 몸과 의식의 일치 감을 생활에 가져오면 내면의 에너지가 깨어나고 자신의 소리를 알게 됩니다. 내면의 소리를 따라 사는 것이 시작입니다만.     

그녀

아...... 사실 오랫동안 해보고 싶었던 것이 있기는 한데 엄마가 반대하셨어요.     


질문

이제 엄마의 마음은 건너뛰어 봅시다. 엄마는 그녀의 인생을 살고 있고, 당신은 당신의 온전한 삶을 살아갈 때 진정으로 엄마를 용서하고 이해하게 됩니다. 당신에게 '안돼, 하지마.' 하는 에너지들을 차단하고 '하고 싶어.' 라는 당신의 마음을 새롭게 세워 보시기 시작해 볼까요? 당신의 인생의 주인이 되지 않는다면 출가를 해도 아주 오랫동안 마음과 몸이 갈등으로 어려움을 당하게 됩니다. 우주의 원리는 당신 자신 안에서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집을 세워서라도 스스로 하고 싶었던 것을 준비해 해보시길 권합니다.

그런 것에 무엇이 있을까요?     

그녀

사실 저는 춤을 좋아하고 음악도 좋아해요. 보컬 트레이닝을 받아 노래도 춤도 해보고 싶었어요.     

질문

그 외에 좋아하는 취미가 있나요? 자신을 좀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어떤 것이라도 좋습니다.     

그녀

고양이를 키우고 싶지만 그건 어렵고... 산에 가는 것도 좋아하고... 편한 사람과 대화하는 것도 좋아하고...     

질문

이 모든 것을 막고 있는 것은 당신 자신입니다. 혹시 당신은 독립할 마음이 있나요? 꿈을 이루기 위해서 아니 그렇지 않다 해도 당신을 작게 만드는 원인인 엄마와는 거리를 두고 자신만의 공간을 갖는다면 많은 것들이 정리됩니다. 그리고 모든 인간은 사춘기에 부모님과 분리독립을 시작해 20대에는 스스로의 인격을 책임지는 심적 독립을 하는 시기입니다. 독립되지 못하고 심적으로 부모의 욕망과 엉켜 사는 것은 카르마의 반복을 만들고 부모 자신도 사랑을 알지 못하게 됩니다. 부모의 가르침들은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 사랑은 옳고 그름 혹은 나를 따르는가 아닌가 하는 천박한 에고의 놀이가 아닙니다. 사랑은 조건이 없는 그 자체의 존재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자유와 책임을 알게 돕는 것입니다.     

그녀

휴 독립하고 싶은데 가능할 것 같지 않아서 자신이 없어요. 월세도 내야 하고 생활비도 벌어야 하는데.      

질문

호흡에 집중하며 부정적 생각을 계속 멈추며 자신의 마음과 원하는 것에 온전히 집중해 볼까요? 하나 더 추가해 본다면 불안하고 힘들 때 반대로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당신은 마음으로 마음을 바꾸는 노력을 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본성은 마음 너머에 늘 존재하는 평화로움 같은 것이지만 지금 당신은 사고의 패턴은 문제해결 능력이 없습니다. 엄마의 부정적인 공격이 오면 이제 당당하게 자신을 변호해 보시길 권해 봅니다. '엄마가 저를 사랑한다는 것은 알고 있고, 잘 되라 하는 말이겠지만 들을 때마다 자존감이 바닥을 칩니다. 당신의 반복적인 저를 비난하는 말을 계속 듣는다면 저는 엄마 말대로 망할 년일 뿐이에요. 앞으로는 너는 무언가 할 수 있어. 너는 젊고 가능성이 무궁하다. 힘을 내라고 해주시는 편이 저를 사랑하는 말로 들려요. 엄마 그런 마음으로 저를 격려해 주실 수 있나요?‘ 하고 자주 말을 하거나 말로 하기 두려우면 카톡이나 편지로 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녀

헉...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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