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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도덕 사이

앎과 삶 4/5

by 화가 경영학자
Gangnam Style Series no.49 잠실동

2025/7/22


'아는 것이 힘이다.' 정말 그렇습니다. 지식은 우리의 직업을 결정하고 소득이 되고 재산이 됩니다. 머릿속에 든 것은 도둑 맞거나 강도를 당할 염려도 없습니다. 참 든든한 재산입니다. 더 많이 아는 사람이 영향력과 결정권을 갖습니다. 사회적 지위와 권력이 따라옵니다.


직업 가운데서도 더 많은 전문지식을 요구하는 분야는 소득과 고용 안정성이 높습니다. 의사나 변호사 같은 직종입니다. 전문직이라고 하죠. 사회적 지위도 함께 따라오는 선망의 직종입니다. 많은 지식이 요구되는 만큼 교육기간도 길고 특수한 교육을 받아야 하고 지격시험도 통과해야 합니다. 나름 머리 좋다는 아이들도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그 길에 들어설 수 있습니다.


전문직이라는 것은 오랜 수련을 통해 축적한 많은 지식을 자산으로 삼아 사람들의 골치 아픈 문제에 해결책을 찾아주는 직업입니다. 질병과 송사와 같은 문제는 한 사람의 생애를 통하여 겪게 되는 가장 골치 아픈 문제이기에 그 해결책에 대한 보상이 큰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전문직이 고소득 직종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다른 어느 직업에서보다도 전문직은 도덕적 시험에 들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해결을 의뢰한 고객을 위해서는 최선의 해결책을 제시해 주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고 도덕이지만 그것이 전문직의 소득을 높여주는 대안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의 소득 증대와 고객을 위한 최선의 해결책 간에 선택해야 한다면 그 결정은 그리 어려운 결정은 아닐 것입니다. 결정을 내린 이유를 결정을 내린 사람만 알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큰 병에 걸리거나 송사에 휘말린 사람은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을 찾아 해결책을 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편할 수 없습니다. 문제 자체도 골치 아픈 일이지만 전문직의 도덕성에 기대를 걸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꼭 전문직이 아니라도 자신이 가진 지식을 기반으로 이익과 소득을 얻는 사람들은 누구나 도덕적 함정(moral hazards)에 빠지기 마련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의 이익을 침해하는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결정을 내린 사람 자신만 아는 일입니다.


지식은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이 만든 도덕적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도 지식은 꼭 필요합니다. 질병과 관련된 고통이 닥치지 않기 위해서는 질병과 건강에 대한 지식이 필요합니다. 송사와 관련된 고통을 피하기 위해서는 법률에 대한 지식이 필요합니다. 죽는 그날까지 배움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에서는 행동주의 경제학자인 저자가 사람들이 부정직한 행동을 하고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심리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소위 화이트 칼라는 그들의 우월한 지식 때문에 오히려 도덕적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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