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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지혜 사이

앎과 삶 2/5

by 화가 경영학자
Seoul Seoul Series no.66 오징어게임 이벤트

2025/7/15


한 생명 살아간다는 것은 일엽편주에 몸을 싣고 캄캄한 망망대해를 나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어디로 가는지도, 언제 무슨 일이 닥쳐 거친 파도에 스러져 갈지도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모든 것이 자연의 변덕에 맡겨져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인간의 지식이 쌓여가면서 적어도 인간의 삶은 그저 캄캄한 망망대해를 나아가는 것만은 아니게 되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바닷속에, 저 하늘 위에 무엇이 있는지, 내일 바다가 어떤 변덕을 부릴지도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연의 변덕에 맞서 대비하고 대응할 수 있게도 되었습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은 굶주림과 질병의 재앙에서 벗어나기 위해 처절한 싸움을 벌입니다. 적자생존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진화를 계속하지 않으면 멸종을 피할 수 없습니다. 수 백 만년, 수 천만년 이어지는 진화가 지구상의 생명체가 삶의 어두운 바다를 나아가는 길입니다.


그런데 인류라는 생물종만은 지식이라는 강력한 무기로 진화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식 덕택에 먹을 것을 충분히 생산하여 언제나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식 덕택에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식 덕택에 지구상의 모든 만물을 인간 뜻대로, 인간의 생존과 복지를 위해서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식 덕택에 지구라는 별에 사는 인류라는 종은 우주사에 남을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지구상에 먹고 남을 만큼 먹을 것이 생산되어도 많은 사람이 기아에 허덕이고 굶어 죽어갑니다. 의학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질병과 싸우다가 스러져 갑니다. 지구상에 전쟁이 없는 날이 하루도 없고 오늘 세계대전이 일어나 지구가 멸망한다고 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엄청난 성공을 거둔 인류라는 생물종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을 잘 쓸 수 있는 지혜입니다.


지금 인류는 존속을 위협하는 커다란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합니다. 기후재앙과 AI입니다.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이 재앙의 위험은 모두 지식의 결과물입니다. 지식이 모이고 쌓여 인류가 통제할 수 없는 큰 위험이 되었습니다. 생물종 '호모 사피엔스'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진정 지혜가 필요한 때가 되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피부에서 저 깊은 곳까지 우리 몸 구석구석까지의 지식을 모은 것입니다. 인류의 지식이 구름처럼 많아졌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 옳을 만큼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모르는 것으로 말하자면 저 큰 우주나 우리의 작은 몸 하나나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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