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과 삶 1/5
2025/7/10
세상 모든 만물은 물질에 에너지를 가하여 일정한 정보에 따라 만들어집니다. 따라서 물질과 에너지, 정보는 세상의 가장 본질적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상 만물은 생물과 무생물로 나뉩니다. 유전의 메커니즘을 통해 후대에 정보를 전달하고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을 생물이라고 합니다. 생명이란 그런 것이지요. 생명은 예외 없이 끝이 있습니다. 후대를 만들어낸 다음에는 죽음을 통하여 그 후대에게 자리를 내어줍니다.
생물의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쓰고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질 수 있는 종이 세상을 지배합니다.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인간입니다. 모든 생물은 대사활동을 통해 만들 수 있는 에너지만 쓰지만 인간은 지구 중력에서 시작하여 화석 연료와 핵연료에 이르기까지 온갖 에너지를 만들어 쓰고 있습니다.
정보는 어떻습니까? 인간을 제외한 모든 생물에서 정보 전달은 거의 대부분 유전 메커니즘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반면 인간은 일찍이 말에서 시작하여, 문자, 인쇄를 거쳐 디지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정보혁명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인간에게 있어서 정보전달은 거의 대부분 지식 메커니즘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유전자에 적힌 정보는 세대 간에 조금씩 변해갑니다. 그것을 돌연변이라고 하며 돌연변이가 오랜, 아주 오랜 세월에 축적되어 진화가 이루어집니다. 반면 인간은 정보기술이 만들어내는 온갖 매체를 통하여 엄청난 양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그 정보에 따라 변화해 갑니다. 짧은 시간 안에도 많은 돌연변이가 일어나며 빠르게 진화가 이루어집니다.
인간에 있어서 배워서 안다는 것은 생명의 본질입니다. 잉태된 순간부터 배움이라는 정보전달이 시작되고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계속됩니다. 배워서 알고 그 지식을 통하여 매일매일 진화해 가는 것은 인간의 숙명입니다. 배움과 앎이 인간의 조건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CRISPR라는 유전자 조작 기술을 실용화한 공로로 2019년 노벨 생물학상을 받은 Jennifer Doudna의 전기입니다. 이 기술은 아주 짧은 시간에 코로나 백신 개발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이 기술을 사용하는 데는 법적 윤리적 문제를 명확히 해야 할 과제가 있지만 다양한 난치병 치료에 이용될 수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