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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비드 비비안 Oct 21. 2022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EP.2)

두려운 일은 반드시 해라

저 그만두겠습니다


내가 정말 애정하고 열정을 담았던 브랜드를 떠나는 건 정말 쉬운 일은 아니었다. 사실 더 솔직히 말하면 체계가 잡혀있고 큰 마케팅 비용을 가지고 유명한 모델, 최고의 스텝과 일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을 뒤로하고 아무런 체계도 없는 스타트업에서 직원 세팅부터 제품 및 브랜드 마케팅을 처음부터 쌓아나가야 하는 건 정말로 미친 짓이었다.

정말 이 브랜드를 잘해보고 싶었던 나는 나 혼자로는 감히 무명의 브랜드를 일으키는 게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고, 예전부터 나와 비슷한 꿈을 꾸고 있었던 예전 회사 동료가 생각나 나의 이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그녀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내친김에 나와 함께 꿈을 실현해 보자고 설득했다.


"우리가 정말 매출 0에서 10억, 50억, 100억을 차근차근 만들 수 있다면 우린 뭐든 해낼 수 있을 거야."


실제로 그 동료는 나의 사장님도 만났고 즐거운 저녁을 먹으며 연봉 협상까지 모두 완료하고 입사도 확정 지었다. 이전 회사에서 동고동락을 했던 그녀이기에 그녀와 함께라면 사실 매출을 만들어내고 브랜드를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어려울 게 없어 보였다. 과거에도 함께 몸담았던 브랜드도 똘똘 뭉쳐 정말 잘 해냈었다.


그러나, 입사일 일주일 전

그녀는 너무 미안하다며 도저히 이 여정을 함께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주변에서 그리고 부모님께서 반대를 하셨다고 했다. 굳이 대기업을 그만두고 뭐하러 작은 회사로 가서 고생을 하냐는 말씀에 걱정하시는 부모님을 저버릴 수가 없었다고 했다. 사실 그 말씀이 틀린 말씀도 아니기에 그녀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덤덤하게 말했지만 그 말을 들은 그날 나는 처음으로 이 길이 두렵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게 처음 마주하는 현실이라는 생각도 했다. 꽃길일 거라고 예상하지도 않았지만, 갑자기 앞이 캄캄하기도 했다.


두려운 일은 반드시 해라

- 랠프 월도 에머슨 (미국의 시인이자 사상가) -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기꺼이 하는 것,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가보는 것. 지금 보다 더 늦기 전에 해보고 싶었다.

'그래 혼자라도 괜찮아 할 수 있어!'


내가 궁극적으로 가고 싶은 길을 가려면 이 길을 꼭 거쳐야만 하는 길이었다. (월급 말고 회사 밖에서 만원 벌기라는 소박한 꿈이지만 ㅎㅎ) 어쩌면 너무 두려움 마음에 이 길에 대한 무게를 나눠 들려고 이전 동료와 함께 하고 싶었던 마음이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0부터 브랜드를 키워보는 것. 내가 대기업 월급쟁이 틀을 벗어나서 0에서부터 성과를 낼 수 있을까에 대한 막연한 걱정과 자신감이 혼재되어 머리가 흐릿할 때쯤 출근 첫날이 다가왔고 드디어 D-day!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 너무 신나고 들뜬 마음으로 신나게 출근 도장을 찍었다.


책상 위에는 상자 두 개만이 나란히 놓여있었다.

"이게 우리가 론칭할 제품입니다"

문자 한 개가 도착했고,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 그럼 이 작은 브랜드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 거지?'

50가지 제품들이 담긴 상자와 함께 나의 작은 브랜드 0원에서부터 키우기 도전이 시작됐다.


3부에서 계속 >> 작은 브랜드를 키운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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