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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 Jul 01. 2015

나의 이야기 씨앗

너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내 삶의 어떤 부분



  내가 가져온 이야기 씨앗은 펩시의 광고 캠페인이었다.

  광화문에서 만나는 우리는 오는 대로 원하는 자리에 둥글게 둘러 앉아 모두가 모이기를 기다렸다. 보통 대부분은 별  문제없이 제시간에 오는데 (늦으면 써와야 하는 글이 더 생기는 규칙 때문이기도 했다) 잘 지냈냐는 안부를 시작해서 내내 수다가 끊이질 않는다. 그 분위기 그대로, 나부터 이야기 씨앗을 꺼내기 시작한다. 이번 주에 내가 준비한 이야기 씨앗은 광고 캠페인이었다. 나는 한창 광고공모전을 준비했었는데 그때는 공모전을 준비하며 해외 광고 캠페인을 끊임없이 보곤했다. 그러다 어떤 광고 캠페인을 보면서 말랑글 사람들이랑 같이 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야기 씨앗으로 가져온 것이었다.

  그 주에 현묵이는 영화 인사이드 르윈을 골라왔다. 영화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 지도 진솔하게 말해주었다. 한이는 열정대학 활동 중에서 정말 오랜만에 즐겁고 신나고 유쾌했던 네트워킹 올나잇을 이야기 씨앗으로 가져왔다. 규비는 열정대학의 다른 활동 중에서 봤던 영화 영 앤 뷰티풀을 가져왔다. 교육자가 되고 싶다는 그녀에게 이 영화는 새로운 고민거리였다고 했다. 혜정이는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꽃 장사하기'를 직접 실행하기 위해 계획을 세운 이야기를 가져왔다. 그리고 유빈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 한 곡을 골라왔다. 우리는 그녀의 선곡, Skylar Grey의 Final warning을 들으며 글쓰기를 시작했다.

  말랑글 친구들도 나도 이야기 씨앗을 쓰기 위해 일부러 새로운 경험을 하진 않았다. 일주일을 바쁘고 정신없이 보내다가 아 내일 말랑말랑한 글쓰기 모임 있는 날인데! 라는 생각이 들어 부랴부랴 나의 일주일을 돌아봤을 것이다. 이야기 씨앗에 대한 가이드는 없으니, 오로지 내가 가져가고 싶은 경험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나의 삶의 어느 부분을 말랑글 사람들에게  이야기해줘야지 라는 마음으로. 거기서 우리는 참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고민을 누군가는 가슴 깊이 품고 사는 것에 대해 알게 되거나, 하나의 이야기를 정반대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그래서 좋았다. 사람들은 각각 자기만의 생각과 삶이 있다는 것을 다시 마주했기에. 누군가의 삶이 옳고 다른 이의 삶이 그른 것이 아니니, 말랑말랑한 글쓰기를 통해 나의 경험의 폭도 한 뼘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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