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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 Jul 09. 2015

그림책을 만들어봅시다

진짜 그림책을 만들 수 있을까?


그림책을 만들어봅시다. 


  열정대학 마지막 학년을 시작하기에 앞서, 그림책만들기학과의 홍보글을 보게 되었다. 말랑글을 한번 더 해볼까? 하는 생각도 잠시, 그림책을 만든다는 말에 홀랑 넘어가버렸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일을 하면서 지내겠다는 생각도, 책을 좋아하는 마음도,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일에 쏟아붓는 시간도 다 그림책에서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니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다. 아니, 사실 머뭇거릴 이유는 많다. 나는 사람들에게 내 이야기를 보여주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게 가장 큰 문제였다. 그림책만들기학과에 참여하면 나는 그림책 낭독회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는 말랑말랑한 글쓰기를 하면서 혼자 글을 쓰는 즐거움 너머에 나누는 즐거움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혼자서 계속 글을 쓸 수도 있지만, 사람들과 함께하며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그 결과물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즐거움은 다른 곳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일이기도 했다. 그러니 그림책만들기학과에 지원해야겠지? 다 같이 그림책을 만들고, 세상 밖에 펼쳐 내보이고, 그 그림책으로 인해서 누군가가 즐거움이나 위로를 얻는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이일은 나에게도 참 신나는 경험이지 않을까? 걱정은 여러모로 많았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부분이 훨씬 많은 일이니까 그림책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은 나의 두려움보다 훨씬 앞에 가 있었다. 


  곧바로 이 마음을 담아 전공에 함께하고 싶다는 신청서를 조금 빽빽히 써서 제출했고, 며칠 후 그림책만들기학과가 시작했다. 그림책만들기학과를 기획한 재원이와 글과 그림 모두 쓰고 그리는 걸 좋아하는 규희, 아직 명확하게 하고 싶은 건 없지만 그래서 더 가능성이 많은 선미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나까지 우리는 네 명. 우리 중 누구도 그림책을 만들어 본 경험이 없었다. 뭐부터 시작해야 하지? 사실 조금 막막했다.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그림책 만들기가 시작되어버렸으니 어쩌면 좋아. 그래도 모르니까 모르는 대로 뭐든지 해보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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