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짜리 그림책?
초선영 작가님 인터뷰하기
그럼, 이제 뭐부터 하면 되는 거야?
무엇부터 해야할지 좀처럼 갈피를 못 잡고 있는데, 재원이가 좋은 소식을 알려왔다. 그림책을 만들고 그림동화책 만드는 수업도 하는 분이 계시는데, 그분께 이미 연락을 드렸다고 했다. 그러니 만나뵙고 궁금한 것들을 여쭤보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게다가 열정대학의 전공과목이라면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전문가 인터뷰도 흔쾌히 허락하셨다고 한다. 우리에게 꼭 필요했던 일이라 엄청 신났지만 나는 벌써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나 이상한가요?를 비롯해 몇 권의 그림책을 만들고, 수업까지 진행하는 초선영 작가님을 뵌 건 여름이 시작할 무렵이었다.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합류하는 나보다 먼저 약속장소 근처에 도착한 그림책학과 친구들은 작가님께 드릴 선물도 샀다. 초선영 작가님은 정말 친절하셨기에 우리를 잘 대해주셨고 나는 조금씩 긴장을 풀며 질문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림책은 어떻게 작업하는 게 가장 좋을 지,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하는 지 여쭤보고 싶은 게 참 많았다. 그림책을 만들때는 판형을 잘 생각하고 작업해야 한다는 조언도, 생각해본 적 없던 독립출판물에 대한 조언도 여럿 들을 수 있었다.
글, 그림 한 장도 그림책이 될 수도 있어요. 제한을 둘 필요는 없죠. 작가님이 해주시는 조언은 이전에 내가 생각해본 적 없던 것들도 많았다. 생각해보면 내가 그림책을 만들기로 생각한 이상, 내가 원하는 그림책이면 충분한 건데 자라오면서 그림책이라고 봤던 것들에 대해서 고민하며 너무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림책이 꼭 이전에 접했던 그 모습일 필요는 없는데. 하나 둘 질문을 드리고 작가님의 답변을 들으며 고민했던 것들은 눈녹듯 사라지고 갇혀있던 부분들도 자연스럽게 경계가 사라졌다. 그림책만들기학과를 시작한 이후로 나는 '처음 만드는 그림책'이라는 생각에 그림책 자체를 너무 힘주며 지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작가님은 우리에게 꼭 당부하셨다. 이런 기회 자체가 정말 좋은 일이라고, 그러니 이 그림책을 잘 만들고자 하는 욕심으로 모임을 이어가지 말고 그냥 즐기면서 그림책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하셨다. 욕심이 많은 나는 종종 이런 부분을 까먹고 만다. 더 잘 만들어야지, 내가 만족할 때까지 계속 밀어붙여야지라는 생각이 재미있게 해야지를 앞서 나간다. 작가님이 해주신 말씀을 마음 깊이 꼭꼭 새겨두어야지. 우리 넷이 언제 또 모여 다함께 웃고 떠들며 그림책을 만들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