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이 나에게 시간을 돌려준 방식

바쁜 하루에 가장 느린 시간을 만드는 법

by 열찌미

하루가 바쁠수록 시간은 늘 부족하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나를 위해 쓰는 시간은 쉽게 사라진다.


러닝을 시작하고 나서

내 하루에 이상한 변화가 하나 생겼다.
시간이 늘어난 것도 아닌데

시간을 돌려받는 느낌이 들었다.


러닝을 하는 동안에는

아무것도 동시에 할 수 없다.
메시지를 보낼 수도 없고,

다른 일을 처리할 수도 없다.


그 시간만큼은

온전히 한 가지에만 쓰인다.

숨 쉬는 일, 발을 내딛는 일,

앞으로 가는 일.


바쁜 하루 속에서

이렇게 단순한 시간이 오히려 드물다.


러닝은

하루를 더 쪼개는 일이 아니라

하루를 느리게 만드는 일에 가깝다.


빠르게 흘러가던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정리되고,
지금 이 순간에만 집중하게 된다.


짧은 러닝이라도

그 시간만큼은 하루의 속도가 달라진다.

러닝이 끝나고 나면 신기하게도

시간에 쫓긴다는 느낌이 줄어든다.


실제로 시간이 늘어난 건 아니지만
이미 나를 위한 시간을 한 번 써버렸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남은 시간들도

조금은 여유롭게 받아들이게 된다.


그래서 나는 러닝을 할 시간이 없을 때일수록
러닝이 더 필요하다고 느낀다.


러닝은

바쁜 하루에서 시간을 빼앗는 일이 아니라
잃어버린 시간을

잠시 돌려받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아주 느린 속도로,

하지만 분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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