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트와일라잇 Dec 06. 2023

잘 팔리는 작가가 되겠어?

내향인들의 우정 이야기 

 흔들리던 나이 마흔. 이 작은 제주 땅 안에서 새벽에 독서 모임을 하는 흔치 않은 엄마들을 알게 되었다. ‘성장하며 소통하는 사람들’이라는 이름의 제주 커뮤니티 카페를 통해서였다. 

그곳은 김미경 강사님의 특강을 비롯해서 다양한 작가님들과의 북토크를 열거나 알리는 신기한 모임이었다. 책 읽는 기쁨과 나누는 기쁨이 가득했던 이 모임을 통해서 독서 모임의 맛을 알게 된 나는 커뮤니티에 점점 빠져들고 있었다.      


 2021년 가을, 커뮤니티에서 ‘잘 팔리는 작가가 되겠어’라는 프로젝트 모임 멤버를 모집하는 공지가 올라왔다. 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을 가진 이들끼리 모여서 글쓰기도 하고 출간기획서도 쓰며 서로를 독려하는 모임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온비’라는 닉네임을 가진 작가님이 만든 프로젝트는 어찌 보면 너무도 꿈같은 이야기였다. 그녀는 무엇을, 어떻게 해나갈지 아무것도 없는 백지 같은 계획서를 내밀었다. 몽상가인 나는 이 프로젝트가 마음에 쏙 들었다. 목적은 있지만 목표는 없고, 아이디어는 있는데 아직 실현할 구체적인 목록은 없는 두루뭉술한 글쓰기 모임.      

딱 나 같은 스타일의 모임이었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모집 글에 댓글을 달았다. 그리고 며칠 후, 한라도서관 앞 에이바우트 카페에서 멤버들과 첫 모임을 했다. 커뮤니티에서 조금씩 알고 지내던 이들이었다.  독서동아리와 새벽 독서 모임을 통해 낯익었던 니콜님과 심리독서를 통해 마음을 함께 읽어준 리더님이시자 나와 함께 완독이라는 1년 책 100권 읽기를 함께 했던 지앵님, 성소사의 리더이자 새벽독서, 심리독서를 함께 하고 TED 영어 공부를 하시던 시온님과 이 모임의 주최자이자 ‘마마오티움’이라는 엄마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온비님. 개성이 통통 넘치며 서로 다른 인생의 이력을 지닌, 독특한 다섯의 만남.     


 어색함에 몸 둘 바를 모르던 우리는 수줍고 어색했던 첫 만남을 시작으로 만 3년을 매달 모이며 줄기차게 함께 하게 되었다. 참으로 친해지기 어렵던 우리들.      


여러 차례의 만남 중에 MBTI가 한참 유행하던 시절에 우연히 서로의 성격유형이 INFP로 같다는 걸 알고 박장대소했다. 백분율 상으로는 결코 많지 않은 유형의 성격인데, 어찌 우리 다섯의 성격유형은 똑같을 수가 있었던 걸까?     


 자신의 MBTI 커밍아웃을 시작으로 우리는 더욱 친밀해지고 수다스러워졌다. 이제는 모일 때마다 두 시간이 꽉 차게 회의와 수다, 토론을 오가며 열띤 이야기를 해대는 다섯 사람.     

 

되돌아 생각해 보니, 우리는 참으로 비슷한 사람들이었다.      


‘잘 팔리는 작가가 되겠어’라는 모임의 공지를 보고 설레며 만날 수 있는 사람들.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함께 만들어 가자는 이야기가 마음에 쏙 들어 함께 하게 된 사람들. 책 이야기를 하며 벅찬 감동을 나누고 아름다운 문장을 읽으면 함께 뭉클해하는 사람들. 초록 지붕 아래서 다이애나와 함께 영원한 우정을 맹세하며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수놓아 가던 앤처럼 꿈꾸는 영혼들.      


 나는 이 모임을 통해 잘 팔리는 작가가 되기 전, 꿈꾸는 영혼들과의 아름다운 우정을 얻었다. 학교, 직장, 고향 친구만큼이나 설레는 꿈 친구들.      


 지금 당신을 설레게 하는 것이 있다면 즐기고 또 즐기길! 권한다. 그리고 자신만의 아름다운 취향의 정원을 정성껏 가꾸길 응원한다. 그 정원을 오래도록 가꾸다 보면 마음에 훅 들어오는 멋진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바로 그 순간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손을 흔들어서 당신의 꿈 친구들과의 우정을 만들어 가길,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