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도면까지 그리는 시대… 나노 바나나2

Nano Banana Pro를 쓰고 멍해졌던 실사용 후기

by 근배

1. 서론


나는 AI를 가까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의 변화는 계속해서 나를 놀라게 한다. 하루가 다르게 새 기술이 등장하고, 그 속도가 무서울 정도다. ‘역대급이다, 기존 질서는 끝났다, 이제 이것만 있으면 된다’ 같은 자극적인 기사 때문에 겁먹은 것이 아니다. 실제로 기술을 직접 사용해보니, 시대가 정말 변했구나 하는 실감이 든다. 이 기술 하나만 있어도 기존 작업 방식이 크게 단축될 것이라는 느낌이다. 심지어 말하는 ‘기존 방식’이란 것이 내가 스스로 구축해놓은 AI 기반 워크플로우일 때가 많다. 기존 AI보다 더 빠른 AI가 등장한다. 흐름에 뒤처질까 두려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동시에 설렌다. 10년 전에 상상만 하던 것들이 지금은 현실로 만들어진다. 10년 전에 쓴 글을 음악으로 만들고, 그 음악으로 영상을 만든다. 책상 속에 오래 놓여 있던 메모를 꺼내 다시 작업한다. 잊어버렸던 과거의 나와 협업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10년 전의 나와.





2. Nano Banana 2 Pro를 처음 마주한 순간

Nano Banana 2는 GEMINI에서 사용할 수 있다.


올해 초, 나는 CAD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도면 공부를 했다. 도면 한 장을 그리는 것이 그렇게 힘들 줄 몰랐다. 수십 시간을 투자해 연습한 도면도 시험장에서는 3시간을 거의 꽉 채워 그려야 했다.

그런데 이번에 업데이트된 Nano Banana Pro는 기존 AI와 차원이 달랐다.


04.도면을 컴퓨터에 띄운.jpg Nano Banana pro로 생성한 도면 이미지


Nano Banana Pro로 생성한 도면을 처음 보았을 때, 입에서 자동으로 감탄이 나왔다. 컨셉 영상을 만드는 일이 훨씬 쉬워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테리어 제안서도 이전보다 훨씬 간단하게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정확한 도면은 아닐 수 있지만, 치수만 후처리로 수정하면 실무에서도 충분히 활용될 것 같았다.






3. Nano Banana 2 Pro는 무엇인가?


고전 컴퓨터 화면에 도면이 떠 있는 최종 이미지를 얻기 위해 내가 한 일은 많지 않았다. 그저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이렇게 해달라, 저렇게 수정해달라 요청했을 뿐이다.


마치 ‘빛이 있으라 하니 빛이 있었다’는 구절처럼, 의도를 말하면 결과물이 나왔다.




처음에는 단순히 피카츄 회전문이 보고 싶었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아 3D 렌더링 관련 용어를 섞어가며 수정 방향을 제시했고, 그 과정에서 컨셉샷이 형성됐다. 보다 조형적인 형태를 원했고, 보다 상징적인 느낌을 찾고 있었다.





4. 내 사용 사례


이 기술을 실무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컨셉 이미지 정도로는 모델링도 어렵고, 실제 제작은 더 어렵다. 그렇다면 다음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도면이다.


부분상세도

그래서 부분상세도를 요청했다.

실제 치수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결과물은 충분히 놀라웠다. 중심선, 단면선, GL이 정확히 표현되어 있었고, 원본 이미지에는 존재하지 않던 구동계까지 그려져 있었다. 창문 표시와 구조를 지지하는 요소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이 정도면 시공은 몰라도 3D 모델링은 바로 가능할 수준이었다.

부분상세도만으로는 설계도 역할을 하기 어렵기에, 제3각법으로 위·아래·옆면을 요청했다.



제3각법 도면

지금 다시 봐도 놀라운 결과다. 이 정도면 바로 모델링을 진행할 수 있다. 치수가 실제와 다르더라도, 이 도면을 참고해 CAD로 다시 그리면 된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설계를 시작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컨셉샷을 뽑고, 대략적인 도면을 얻기까지. 본래라면 수백만 원을 들여도 며칠 이상 걸릴 작업을 AI가 몇 분 만에 수행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변화다. 나는 현재 영상 분야를 중심으로 작업하고 있지만, 인테리어나 시공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다.






5. 다른 사람들이 Nano Banana 2 Pro로 하고 있는 일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은 이걸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이미지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어떤 이는 인테리어와 라이프스타일 연출에 활용한다. 실제 사진처럼 보일 정도로 섬세한 조명 표현이 가능해, 같은 공간을 밝기도 조절하며 여러 버전으로 테스트한다. 야간 감성이 필요한 컷도 즉시 생성한다.

또 어떤 팀은 공연 장면을 만들었다. 무대에서 포즈를 취하는 장면, 조명과 의상 색감까지 표현된 이미지가 나온다. 공연 포스터나 행사 홍보 이미지 제작에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흥미로운 사례도 많았다. ‘해피버스데이’ 케이크에서 ‘해피’만 불을 끄는 요청을 하기도 하고, 화재로 전소된 방의 ‘이전 모습’을 재현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아이소메트릭 기반 미니어처 이미지는 특히 인기였다. 방과 가구 배치를 분리해주는 경우도 있었고, 완전히 다른 레이아웃으로 재배치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어떤 사람은 이걸 라벨지로 인쇄해 방 꾸미기 스티커로 활용하기도 했다.

이미지에 포함된 텍스트의 스타일을 따로 추출하는 작업도 가능하다. 여러 이미지를 결합하고, 여기에 글자 이미지를 삽입해 최종 광고 이미지를 만드는 사례도 있었다.



6. 왜 지금 배워야 하는가?

AI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이야기가 많지만, 지금 AI의 가장 큰 장점은 의도를 즉시 실험하고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창작자에게 이제 중요한 것은 손으로 직접 실행하는 능력이 아니다. 감각을 만들고, 미장센을 설계하고, 정확한 지시를 내릴 수 있는 능력이다.

브런치 서두에서도 썼듯, 창작의 본질은 결국 무엇을 말하려는가 하는 질문이다. 그 본질은 여전히 인간에게 있다.

하지만 도구를 모른다면, 속도 경쟁에서 시야가 뒤처지는 건 사실이다.



7. 결론

무섭다. 두렵다. 그러나 그 두려움 속에서 나를 다시 보게 된다.

도구를 배운다는 개념이 이제는 예전 같지 않다. 도구가 지나치게 쉬워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평생 언어를 사용해 왔고, AI는 언어 기반으로 작동한다. 결국 누구든 AI와 소통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중요한 것은 내가 가진 재료를 어떻게 조립하느냐다.

Nano Banana 역시 내가 다룰 수 있는 재료 가운데 하나가 되기를 바란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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