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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농부였던 내가 논을 떠나 돈 공부를 시작한 이유

골드래빗 님이 만드신 역대급 모임, <4월 경제신문 읽기 특훈> 덕분에!

젊은 친구가 풀을 다 매네?



내가 밭에서 풀 매기에 여념이 없을 때 등산을 마치고 지나가시던 한 아저씨께서 놀라워하시며 하시던 말씀이었다. 20대 시절, 나는 자급자족을 꿈꾸며 생태 농사를 짓던 농부였다. 전업 농부는 아니었다. 직장일을 하면서 주말이나 공휴일을 이용해 뜻이 맞는 청년들과 함께 논과 밭농사를 지었다. 화학제품이나 비료, 비닐, 기계를 사용하지 않는 생태 방식의 농사였다. 허리를 숙이며 손으로 모를 하나하나 심었고 탈곡할 때도 발 탈곡기를 이용했다. 밭에도 비닐을 덮지 않고 오줌 비료를 주었다. 



경제 전문가 '골드래빗' 님께서는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나오는 사람들의 삶을 살 것이 아니라면 경제공부는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다고 하셨다. 그런데 내가 바로 그런 자연인을 추구하던 사람이었다.


벼농사 100평을 지었다. 손으로 직접 모내기, 풀메기, 두더지 굴 막기, 탈곡, 그리고 대망의 추수까지..!!
논에서 한창 일하다가 잠시 허리를 일으켰다. 일 마친 뒤 먹는 전과 막걸리의 맛이란...!!
밭에는 배추, 당근, 옥수수 등 여러 작물을 직접 파종하고 물 주고 수확해 먹었다.


대학에 이어 직장 생활까지 제도화된 삶을 계속 살았지만 그 틀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난 시스템 안에서 벗어나 더욱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살고자 하는 욕망이 어마어마한 사람이었다. 장기여행도 자주 다녔다. 입사와 퇴사를 반복하며 3개월에서 1년간의 아시아 장기 배낭여행을 여러 번 떠났다. 경제공부에 대한 필요성은 느꼈지만, 내게는 탐험할 자유와 세계인들과 소통하는 기쁨,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알아가는 즐거움이 주는 가치가 훨씬 귀중했다. 



앞에서 농사를 지었다고 밝혔듯, 배낭여행뿐 아니라 대안을 실현해볼 수 있는지 가능성을 시험해보기 위한 행동을 계속 이어갔다. 청년들을 위한 귀농귀촌 캠프에 참여하기도 하고, 대안학교의 교사로서 일해보기도 했다. 그렇게 대중이 가는 길과는 멀찍이 떨어져 걸어가고 있었다. 올해도 퇴사 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인 네팔에 가려고 했다. 일찌감치 26만 원짜리 남방항공 티켓을 구해놓았으나 항공사 사정으로 취소되어 어떻게든 가보고자 90만 원짜리 대한항공 직항 티켓까지 마련했다. 그런데 코로나 19로 쓰린 가슴 안고 취소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3월에 브런치 나우에서 글을 확인하다가 새롭게 뜬 골드래빗 님의 경제 신문 특훈 공지를 발견했다. 코로나 19 사태로 동학 개미 운동에 가세해 마침 경제 공부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던 중에 발견한 것이었다. 당시 브런치 나우에 잘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내게 가장 필요한 때에 다가온 소식이었다. 그야말로 '동시성'!! 두 사건 이상이 마치 이전부터 준비되어 있듯이 일어나는 것! 나는 우연을 믿지 않는다. 모든 일은 필연이며 반드시 이유가 있기에 벌어진다고 생각한다. 


짠! 오늘은 특훈의 마지막 날!!! 수료증을 받았다 T^T


특훈의 성과는 매우 놀라웠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부터 경제공부는 예상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몰랐던 용어들을 알아가며 축적되는 자산이 생겼다. 이제 나는 콘탱고가 춤과 관련한 용어가 아니라는 것도, 롤오버와 괴리율이 무엇인지도 안다. 누군가에게 아주 잘 설명해줄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이전의 나보다는 잘 안다. 이렇듯 이번 특훈은 '해야 되는데...' 하면서도 제대로 해보지 못한 경제 공부에 대한 목마름을 충족했다. 뿐만 아니라, 부자가 되고 싶은 나의 욕망에 불을 질렀다. 아주 제대로. 활활!!


지하철 역 이름으로 시 지으며 '갬성' 뿜뿜하던 나의 인스타. 신문 특훈을 만나기 전.. (BEFORE)


매일 아침 모닝 페이지를 쓴 후 신문을 읽어 내려갔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고, 기사 사진 찍고, 요약하고, 인스타에 글 맞추기까지 하면 세 시간이 훌쩍 넘었다. 요즘 일하지 않고 집에만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일과 병행했다면 요령껏 했겠지만 마침 이런 시기가 주어졌으니 기사 하나도 허투루 읽고 싶지 않았다. 



고등학생 때 수시에 올인을 했기에 면접은 물론, 내신과 수능에 대비하고자 신문 읽는 재미에 처음 눈을 떴다. 대학에 입학해서도 신문 읽고 스크랩하는 습관을 이어가다가 안타깝게도 오랫동안 멈추었다. '경제'신문을 구독해 읽는 건 태어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인스타에 매일같이 경제신문 피드를 올리자 인친(인스타 친구)분들도 반응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누가 이걸 보겠어?' 싶었다. 쓰는 글이 원체 길기도 했을뿐더러 내가 경제 전문가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과는 뜻밖이었다. 달리기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지만 모두가 하진 않는다. 하지만, 글쓰기 모임에서 매일 아침 루틴으로 달리기를 한다는 글을 쓰는 사람이 있으면 달리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난다. 가까운 사람에게 영향을 받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듯 매일 같이 계속되는 나의 경제신문 포스팅에 '외국에서 살아 뉴스 접하기가 어려운데 덕분에 감사히 잘 보고 있다.', '정말 부러운 루틴이다.', '너 덕분에 경제 공부 잘하고 있다. 종이 신문을 다시 구독해볼까 한다.'와 같은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야말로 경제 신문 읽기의 선순환이었다!


'갬성'과 '이성'이 자유롭게 활보하며 마구 뒤섞여버린 나의 인스타. 신문 특훈을 만난 후.. (AFTER)


온라인 글쓰기 모임에 참여해 100일 가까이 매일 글을 쓰며 연대의 힘을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 이번 4월 경제신문 읽기 특훈 모임에서도 함께 갈 때 더욱 큰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다시금 경험했다. 매일 미션으로, 기사에서 중점적으로 보아야 하는 포인트가 주어졌다. 이에 무작정 기사를 읽을 때보다 훨씬 탄력이 붙었다. 흥미를 더욱 가지고 기사를 읽어나갈 수 있었다. 골드래빗 님께서 때때로 발송해주시는 신문 읽기에 도움되는 pdf 자료 선물은 덤이었다. 



이번 특훈 모임을 계기로 골드래빗 님을 알게 된 일은 신의 한 수였다고 믿는다. 한 달간 골드래빗 님께서 수년 전 블로그와 브런치에 쓰신 글들을 거슬러 읽어 내려가기도 하고, 출판하신 책을 읽기도 했다. 20대에는 경제에 대해 잘 모르셨지만, 보고서 작성을 위해 상사분이 버리고 가신 신문으로 경제 공부를 시작하셨다는 골드래빗 님의 이야기가 무척 흥미로웠다. 일과 가사, 육아를 병행하시며 무척 바쁘고 고되셨을 텐데도 경제 신문을 통한 공부를 우직하게 이어나가신 점도 존경스러웠다. 그 노력은 결국 보상받아, 30대 후반에 벌써 은퇴를 하시고 시간 부자의 삶을 누리신다는 사실이 부럽기도 했다.



모임에서 대화도 나누고 내 글에 '좋아요'(내 계정에 들어와 주셨는지 신문뿐 아니라 자작시 피드까지도!! T^T)를 눌러주시며 영광스러운 경험을 안겨주셔서 그런지 골드래빗 님이 친근하게 느껴졌다. 골드래빗 님의 주도 하에 200명이 넘는 전사들이 성공적으로 특훈 완주를 하였다. 짝짝짝! 모두 축하드리고 싶다. 


'좋아요' 받을 때마다 설렜던 내 가슴.. 꺄~~~~악!!!!!!!! ♥.♥


물론 돈은 좋지만, 이제까지 나는 돈 부자보다 마음 부자의 삶을 갈망했다. 배낭여행, 요가, 명상과 같은 활동을 통해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자 했다. 이제 나는 방향키를 돌려 돈 부자의 삶을 지향해보려 한다. 예전부터 경제적 자유에 대한 관심은 컸지만, 그것을 실행하기 위한 행동은 잘하지 않았다. 쇼핑을 좋아하지 않아 소비를 지양하고 어릴 때부터 예/적금과 청약 통장 가입을 하긴 했지만 말이다. 



이제 나는 '감성 에세이'를 쥔 손을 잠시 내려놓겠다. 대신 '경제신문'을 붙잡고, '배낭여행' 대신 '직접 투자'를 실행하는 삶을 살아보려 한다. '갬성'과 '힐링'에서 멀어져 '숫자'와 '팩트'가 지배하는 삶을 한번 살아보겠다. 브런치에서 나의 컨셉은 '아시아 여행자'였는데 이제 '자본주의 여행자'가 될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또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미안해요 브런치! 아시아 배낭여행으로 글 쓰겠다고 하고 작가 합격했는데...ㅠㅠ



최소 2, 3년은 돈 공부에 집중적으로 몰입해보고 싶다. 그러다 보면 보이는 게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해보다가 다시 자급자족을 지향하며 논과 밭으로 돌아갈지는 모르겠다. 일단 해보아야 알 수 있겠지. 생태 농부로서 대안적인 삶을 그리며 논과 밭에 물을 직접 대던 나는 이제 나의 돈밭에 물을 대보기로 했다. 변절자의 최후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쑥쑥 자라렴. 농사로 다져진 내공(?)으로 잘 돌봐줄게. 

2030년 경제적 자유를 선언하며 계정도 방금 새로 만들었어요! 

(원래는 @dalwriter라는 글쓰기를 주제로 한 계정만 있었는데 @dal_econfreedom이라고 하나 더...)


https://www.instagram.com/dal_econfreedom/


아직 올린 건 없지만, 지금처럼 경제 신문 읽고 요약 정리한 내용과 경제 관련 도서를 읽은 후 서평을 남기고자 합니다. 꾸준히 경제 공부하실 분들,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브런치 구독도 해주신다면 더욱 좋고요. >_<

연대의 힘!!




아래는 저의 극적인 노선 선회를 이끌어주신 골드래빗 님 브런치와 인스타 계정입니다.

(골드래빗 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


https://brunch.co.kr/@holidaymemories

https://www.instagram.com/goldrabbit21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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