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끝과 연결된다. 시작을 하면 끝이 있기 마련이다. 끝이 없는 시작은 없다. 입학식을 하며 새학년이 시작되었다면 졸업식을 하며 끝을 맺는 것이 세상 이치이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어떨까? 끝이 있음으로 시작이 있다고 말이다. 끝을 맺어야만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 졸업도 하지 않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는 없다. 결국 시작도 끝도 모두 연결되어 있다.
서도밴드가 좋아 팬클럽에 가입한다.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 열리는 순간이다. 몇 개월만에 스탭이 된다. 서도밴드를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쁨에 들뜬다. 너무 들떴던 것일까? 그만 스탭을 내려놓아야 할 정도의 큰 일을 겪고 만다.
팬카페에 글을 쓸 수도 없다. 죽을 것만 같다. 너무 좋아했기에 그만큼의 고통이 따른다. 끝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은 '죽은삶'이 되기에 충분하다. 모든 것이 끝났음에 슬퍼할 뿐이다. 그 순간 새롭게 시작할 길이 열린다. 서도밴드 팬 카페에 쓰지 못하던 글을 블로그에 쓰기 시작한다. 그것이 시작이 되어 종이책까지 쓰는 작가가 된다. ‘서도밴드' 하면 떠오를 정도로 알려진다. 기쁘다.
누군가 절벽에서 떠민다. 절벽에서 떨어지는 순간, 날개가 돋아나 하늘을 난다. 사진은 한 남자가 빛의 날개를 활짝 펼치고 절벽 위를 오른다. 한 장의 사진이 주는 울림에 몸이 떨린다. 절벽에서 떠밀려 끝인 순간 새롭게 태어난다. 그렇게 죽었고 그렇게 다시 태어난다. 끝이 곧 시작이 된다. 나 또한 죽었고 다시 태어난다.
오십셋! 서도밴드 팬이 되어 덕질을 시작한다. 나이에 대한 두려움도 건강에 대한 불안도 이겨낸다. 새롭게 열린 세상에 환희가 가득하다. 그러다 철저히 끝난다. 끝인 순간 다시 시작한다. 또다시 몰려오는 두려움과 불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시 시작한다.
시작도 끝도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안다면 시작한다고 두려워할 필요도 끝이라고 슬퍼할 필요도 없다. 시작이 끝이 되고 끝이 곧 시작이 될테니 그 어떤 것도 무서울 게 없다. 시작이 끝과 함께였듯 끝 또한 시작과 함께이다.
제시어: 시작
타자수: 1000자
오필리아처럼~
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