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꿍 언니가 준 것은
사람과의 인연이란 무엇일까?
사람과 사람, 우리는 사람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이다. 아무리 혼자 방콕을 하며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며 살아간다 해도 결국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땅굴을 파고 숨어도 살아있는 한 사람 속에서 살아간다. 혼자 무인도에서 자급자족하며 원시 시대 삶을 살지 않는 한 우리는 사람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일 수밖에 없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만남으로 이루어졌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남자와 여자의 만남. 사람과 사람의 만남으로 생명은 잉태된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이렇듯 혼자서는 탄생할 수 없는 존재이다. 그렇기에 사람 속에서 생명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결론내려본다.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인연을 맺는다는 것은 아주 특별한 의미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속담이 있다. 불교의 고사성어인 '타생지연(他生之緣)'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현생의 사소한 일이라도 전생에 깊은 인연에서 비롯된다는 뜻이라고 한다.
우리 모두는 연결된 존재라는 것을 다시 일깨워준다.
파란수영장을 다니며 '인연'에 대해 깊이 생각한다. 평소 가진 지병에 딸을 잃은 깊은 슬픔이 더해져 결국은 눈이 멀고 만 짝꿍 언니. 내 삶에 앞이 보이지 않는 분과 인연을 맺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보지를 못한다.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어떻게 그런 것을 예상하고 살 수 있겠는가. 평범한 아주아주아주 평범한 내가 이렇듯 특별한 만남을 가지고 이렇듯 깊은 인연을 맺게 될 것이라고 어찌 생각이나 했겠는가.
짝꿍 언니로 인해 파란수영장이 특별해진다. 언니와 연결되어 삶을 살게 된다. 신비로운 일이다. 짝꿍 언니와 나는 어떤 인연으로 맺어졌던 걸까. 무엇이길래 이토록 내 삶에 깊이 들어와 눈물을 주는 걸까. 감동의 눈물을.
나물 좋아한다는 말에 나물밥 해먹이고, 나물비빔밥 좋아하는 아이까지 챙겨주는 언니. 맛이 없더라도 아이랑 먹으라며 챙겨주는 김치며 반찬, 눈이 보이면 반찬을 더 많이 해서 맛있게 해서 챙겨줄 건데 그러지 못한다는 아쉬움 가득한 언니의 말. 이것만으로도 폭풍의 눈물을 흘린다.
이런 나를 짝꿍 언니는 기어이 눈물바다로 빠트리고야 만다.
울 아이가 서울로 면접간다고 파란수영장을 못 온다는 말을 깊이 들었던 걸까. 면접 하루 전날, 반찬 가지고 가서 아이랑 먹으라며 언니 집을 다녀가라고 한다. 반찬을 챙겨 나오는데 언니가 따라 나선다.
보이지 않는 눈으로 계단을 더듬으며 내려오는 언니. 나오지 말라며 말리는 내게 "여는 우리집이라 안 보여도 잘 간다."며 기어이 차에 반찬통을 실을 때까지 함께 하는 언니다. 언니에게 고맙다며 꼭 안으며 인사한다. 그런데 이게 무엇인가.
"얼마 안 된다. 아 엿이라도 사줘라. 맛있는 것도 묵고. 얼마 안 된다."
예쁜 한복을 차려 입은 봉투를 손에 쥐어준다. 봉투마저도 너무 소중해 한참을 들고 눈시울 붉힌다.
이 안에는 만 원짜리 지폐 다섯 장이 곱게 들어가 있다. 아니 이 안에 든 것은 오만 원이 아니다. 언니의 사랑과 마음이다. 돈으로 헤아릴 수 없는, 감히 돈으로 그 가치를 매길 수도 없는 어마어마하게 큰 사랑. 깊은 마음.
짝꿍 언니와의 인연이 무엇인지 나는 모른다. 전생이 어떻고 이생이 어떻고. 아무것도 모른다. 언니의 사랑이, 언니와의 연결됨이, 오래오래 우정으로 빛난다는 것. 그것밖에 모른다.
수많은 별 중에 내게 와준 짝꿍 언니라는 별. 오늘도 소중한 인연에 감사하다. 별과 별들이 연결되어 밤하늘에 꽃을 피우듯 짝꿍 언니와 필이 별도 밤하늘에 예쁘게 핀다. 서로 손을 잡고. 서로 꼭 안으며. 서로에게 빛이 되는 존재로 연결된 삶을 산다.
이건
두 번째
연세대 면접가는 날 아침에
짝꿍 언니가 준 것이다.
파란수영장에서 만난
필이 손에 쥐어준 지역상품권이다.
주머니에 든 게 이것밖에 없다며
아 엿 사먹이라며!
나중에 전화까지 온다.
또 서울가는 줄 몰랐다고.
알았으면 좀 더 챙겨왔을 거라고.
아 엿은 사먹일 수 있을 거라고 한다.
"알았어요. 언니, 아 엿(사)먹일게요."
언니도 필이도 웃는다.
"엿이 그라면 찹쌀떡을 사맥이든지."
ㅎㅎㅎㅎㅎ
입은 웃고
눈에는 눈물이 매달리고.
하아~
다시 또 눈에 물이!
�
오필리아처럼~
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