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단상] 술이 술을 부르듯 글이 글을 부른다 미친!

by 필이

이생진 시인의

≪그리운 바다 성산포≫

한 구절을 좋아한다.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는 건 바다가 취하고"

라는 부분이다.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술에

더 약하다"

는 부분도 재미있다.


술을 마실 때마다

이 구절을 떠올린다.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는 건 이다.


분명

필이가 술을 마신다.

조금 있으면

술이 술을 마신다.

마지막엔

술이 필이를 마신다.


늘 하는 말이다.


내가 술을 마시다

술이 술을 마시고

마지막엔

술이 나를 마신다고


술이 나를 마신다

너무 평범한 표현이다.


술이 나를 먹어치운다.

그러면 개가 된다.


결코 개가 되지 않는다!!


아직은!

술이 술을 부르고

술이 술을 마신다.


술이 나를 마시게

아니

먹어치우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아직은!

필이가 술을 마신다.

필이보다 술이 먼저 취한다.




글은 어떤가.


분명 내가 글을 쓴다.

글이 글을 쓴다.

글이 글을 불러모은다.

미친듯이 글을 쓴다.

글이 필이를 잡아먹는다.


중요한 건 이것이다.

글이라고 다 같은 글일까.


"쓰레기 같은 글을 써라"는

말에 자신감 뿜뿜이며 글을 써간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이젠 정제되어야 한다.

쓰레기 같은 글에서

넘어서야 할 때이다.


좋은 술이 필이를 먹어치워

개가 되지 않고도 취할 수 있도록


좋은 글이 필이를 집어삼켜

존재로 빛이 되는 글을 쓸 수 있도록


이젠 가려야 할 때이다.


술이 술을 마시듯

글이 글을 쓴다.


술이 필이를 먹어치워

개가 되지 않도록


글이 필이를 집어삼켜

더이상 쓰레기 글을 쓰지 않도록


정신 차리자!

이젠 그럴 때다!


그리운 바다 성산포에서

바다가 술에 취하듯


떠도는 바다 필이에게서

글이 술에 취하듯


글이 글이 되도록!

글이 빛이 되도록!


그런 글을 쓰자!

그런 글을 쓰고 싶다!





오필리아처럼~

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