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밖에서 점심을 먹는다.
서로의 것을 한 입씩
맛보기로 나눠먹고
각자의 것을 먹기 바쁘다.
배가 고팠던 모양이다.
평소에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먹는데
이번에는 어찌 된 것이
자기 음식에 코박고 먹기 바쁘다.
제법 배가 차고 나서야
이야기가 시작된다.
"엄마, 여름 방학에 스카에 다녀와야겠다. 버스도 탈 줄 아니깐."
'오, 제법인데? 이제 컸다고 혼자 서울을 다녀온다는 거야? 이번 기말 시험이 제일 중요하다더니. 그거 치고 나서 다녀온다는 거군. 서울대도 가보고 싶은 건가 보네? 그래그래, 넓은 세상 보고 오면 좋지. 지난 번에 간 대학이 함 보자. 경희대였지? 연세대가 목표라더니. 서울대도 가보고 싶은 건가? 하하하, 아무튼 기특하다. 짜식!'
생각이 얼굴에 드러난 걸까.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살짝 짓고는
상냥한 엄마가 된다.
"그래, 그라면 되지. 그래도 하루 만에 다녀오면 좀 그렇지 않나? 이왕 간 거 자고 오는 게 낫지. 함 보자. 너거 학교 방학이 언젠데? 엄마도 방학하면 이삼 일은 쉴 수 있다. 그때 맞춰가지고 같이 다녀오까?"
아이가 갑자기 모든 동작을 멈춘다.
'얼음 땡' 할 때처럼 순간 얼음이 된다.
잠시 후 '땡'이 된 아이는
이상하다는 듯 엄마를 바라본다.
"엄마, 스카 가는데 뭐할라고 자고 오노? 잠은 집에 와서 자면 되는데?"
"그래도 서울까지 가가지고 바로 오면 아깝다이가. 내랑 쉬는 날 맞춰서 가면 여행 삼아 놀다오면 되지."
"어? 서울? 무슨 서울?"
아이는 이상하다는 듯이 엄마를 쳐다본다.
엄마는 더 이상하다는 듯이 아이를 쳐다본다.
"아니, 니가 아까 스카 간다매?"
"어, 스카. 스터디 카페. 지난 번에 과외 마치고 다녀왔잖아. 엄마는 1층 카페에 있고."
"어? 아……. 스터디 카페?? 스카이대학이 아니고? 푸하하하하"
"스카이대는 뭐할라고 가노? 연세대가 목푠데. 학교에서 연세대는 다녀왔다고 했잖아. 그래가 엄마랑 경희대 다녀왔고."
"아……."
푸하하하하.
한바탕 웃음이다.
각자가 각자의 생각대로
말을 하고 있었으니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아이는 아이 대로
엄마가 왜 이러나 그러고,
엄마는 엄마 대로
아이가 왜 엄마 마음을 몰라 주나 그런다.
이 장면이 웹툰으로 제작된다면,
서로의 머리 위로
생각주머니가 달려서는
서로를 이해 못하는
오만 가지 이야기들이 달릴 것이다.
오해가 재미있게 풀리는 순간이다.
이날 밤,
제발 오해이기를 바라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었으니~
그건 다음 편에서!
오필리아처럼~
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