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쓰려면 꼭 읽어야 하는 책

by 필이

"뭐? 소설을 쓰려면 이걸 꼭 읽어야 한다고? 아들아, 이건 좀……."


아이가 머리를 하고 온 날 저녁이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앉은 자리 그대로 이야기가 한창이다.


"엄마, 소설 쓸 거제?"


"어? 어, 그건 왜?"


뜬금없는 이야기에

놀란 눈이 되어 아이를 쳐다 본다.


소설을 쓴다고 말은 해놓고

여태 한 편 쓴 게 다다.


그것도

브런치에 작가 도전하기 위해

써놓은 그대로.


갑자기 소설 쓰기를 말하니

엄마는 혼자서 뜨끔한다.


엄마 몰래 웹툰보다가 들킨 아이처럼.


아니

우리 집은 거꾸로겠구나!

아이 몰래 딴짓하다 들킨 엄마처럼!


"소설 쓸 거면 '전지적 독자 시점' 꼭 읽어봐라."


아이는 예전부터

'전지적 독자 시점' 열성팬이다.


아마도

이 웹소설이

연재될 때부터였을 것이다.


그러니깐

지금으로부터 6~7년은

전인 듯하다.


그러면

우리 아이가

몇학년 때가 되는가?


지금이 고3이니깐...

앗! 초등학교 6학년 때인 건가?

그때 처음 핸드폰이 생긴 건 맞다.


아이조차 너무 오래 되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폰이 생기고

본 것 같다는 말만 한다.


초6, 아니면 중1부터였으니,

아무튼 이녀석 끈기는 대단하다.


혼자 유튜브 찾아보고

운동을 시작하더니

닭가슴살 샐러드로

저녁을 먹은 지도 벌써 몇년 째인가.


아무튼,

누구 자식인지 엄마 안 닮아서

끈기 하나만큼은 알아줘야겠다.


"맞다. 소설을 통 못 읽어서 소설 쓰려면 좀 읽어야 되겠다. 니 말 잘 해줬다. 집에 있는 거 저거 읽어라는 말이제?"


우리집에는

아이가 산 '전지적 독자 시점' 시리즈가 있다.


"아니, 저건 웹툰이잖아. 소설로 읽어야지. 그 표현을 좀 배워라고. 시작하는 것부터가 다르다. 묘사도 묘사지만 사람 심리도 잘 나타나고. 말로 설명을 못하겠다. 엄마가 소설을 쓸 거니깐 그 글을 읽어야지. 소설 쓸 거면 꼭 읽어봐라."


"안그래도 웹소설 배울 때 그 책 꼭 읽어야 된다고 그라더라."


"그렇게 이야기가 긴데 흐트러짐도 하나도 없고. 최근에 외전이 나왔는데. 와아. 시작부터가 장난이 아니다. 엄마가 소설 쓰려면 꼭 읽어봐야 한다."


아이의 열정적인 감탄사에

이번에야말로 꼭 읽어봐야겠다고

마음 먹는다.


"그래, 이번 기회에 읽어봐야겠다. 그거 몇 편이랬노? 엄청 많다고 했던 것 같은데?"


"500편 조금 넘는다. 외전도 나오고 있는데. 와아. 진짜 꼭 읽어봐라. 소설 쓰려면 이거는 꼭 읽고 써야 된다."


"5.....500편이라고??? 그....걸 언제 다 읽어?"


아이는

엄마 대답을 듣지도 않고

방으로 들어간다.


소설을 쓰려면

저 많은 걸 다 읽어야 한다니.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고 가버린다.


할일을 다 마치고

기분 좋은 퇴근을 하듯

걸음마저 신난다.


엄마의 시선은

떠나는 아이 뒤를 좇는다.


세워주지 않는 버스처럼,

"열차 문 닫겠습니다."

소리내며 떠나는 전철처럼,


아이는 되돌아올 줄 모른다.


이번에는 오해 없이

잘 들은 것 같다.


아니,

잘못 들었기를 바란다.

500편이 아니라 50편이라고!


엄마가 50편을

'0'을 하나 더 붙여서

잘못 들은 거라고


제발 누가 이야기 좀 해주기를!!

이번만큼은 제발 오해이기를!!


누구에게 빌어야 할까?

전지적 독자 시점을 쓴 작가에게?


소설을 쓰려면

반드시 저 책을 읽어라고 말하는

우리 아이에게??


누구라도 좋다.

제발 이번에도

엄마가 잘못 들은 것이기를!!


어딘지 모를 곳을 향해

빌고 또 빌어본다.


아들아,

엄마가 저 책을 다 읽고 소설을 쓰려면

이 생 안에는 안 될지도 모르겠다.


어찌 좀 다른 책으로 바꿔주면 안되겠나?




오필리아처럼~

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