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까지 공격당한 춘자, 고통으로 수작이 탄생하다
“브런치라꼬? 이기는 진짜 작가가 되는 기네? 여를 하면 작가가 되기가 더 나은 기가? 어렵겠는데? 그래도 도전 함 해보자. 어차피 한 번뿐인 인생 아이가. 우리 솔도밴드 분들이 내를 이래 살려줬는데. 새로운 인생도 주고. 해보는기다. 아자아자. 춘이 브런치 도전한다. 아자아자!”
춘자는 자신이 쓰고 싶은 소설을 한 편 쓴다. 그것과 함께 소개글을 쓰고 소설 목차와 함께 브런치 작가 신청에 보낸다. 그리고 21시간 후,
[브런치]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소중한 글 기대하겠습니다.
“옴마야, 내가 인자 브런치 작가가 된기가? 쓰고 싶던 소설을 여다가 쓰면 되는기가? 옴마야, 옴마야, 브런치 작가? 내가 작가라꼬? 옴마야, 옴마야.”
춘자의 날개는 더 커진다. 하늘을 훨훨 나는 것도 모자라 우주를 비행하기도 한다. 춘자가 사랑하는 하늘을, 춘자가 고향이라 품는 우주를 마음껏 날아오른다. 슬픔의 심연이 필요할 때는 날개를 살짝 접어 바다로 간다.
깊은 바다로 들어가 마음껏 유영하며 엄마를 느낀다. 엄마 자궁에서 탄생하던 그 순간, 자궁의 따스함, 자신을 지켜주던 엄마 배 속에서 마음껏 수영한다. 춘자의 글에는 진심이 담긴다. 그녀가 살아온 삶이 담긴다. 그렇기에 때론 아프고 때론 고통이다. 글을 쓰며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춘자다.
춘자의 이야기가 많이 담기기 시작한다. 춘자의 살아온 인생이 모두 글이 된다. 하지만 춘자는 블로그를 제일 처음 시작한 목적을 잊지 않는다. 너무도 당연하다. 솔도밴드가 없는 삶은 이제 춘자에게 상상할 수도 없는 삶이다. 당연히 솔도밴드 이야기도 함께 한다. 너무도 당연하다.
솔도밴드 인스타 소식을 포스팅한다. 예전, 춘자가 알기도 전인 오래전 사진을 찾은 기쁨에 그 소식을 전한다.
“가만 있어 보자. 프로필? 맞다. 프로필 사진을 여다 넣으면 사람들이 더 많이 울 솔도밴드를 알게 되겄네. 프로필은 그래 쓰는 거 아이가? 맞다 맞다. 우리 파샵님도 시님도 프로필하고 요래 해노면 더 잘 알려지겄네. 아이고마. 좋다. 그래도 팬 카페가 있응께 프로필도 요래 만들어주고. 좋네. 좋아.”
춘자는 평소 인스타 소식이 뜸한 파샵님과 시님의 소식을 전할 수 있어서 기쁘다. 프로필까지 넣어서 멋지게 포스팅한다. 혼자 만족하며 기뻐한다. 기쁨도 잠시 춘자는 자신의 블로그를 보고 깜짝 놀란다.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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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저작권 위반? 이게 뭐꼬?”
날벼락이 떨어진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것이다. 대낮처럼 환하던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시커먼 구름이 몰려든다. 거무죽죽도 아니다. 시커먼 어둠이다. 금방이라도 춘자를 집어삼킬 것만 같은 새까만 어둠이다.
그 사이로 내리꽂히는 번갯불. 번쩍! 그 불이 춘자의 머리를 관통한다. 흙을 딛고 섰던 춘자 머리를 지나 온몸을 꿰뚫고 땅속으로 꺼진다. 춘자도 번갯불과 함께 땅속으로 꺼져버린다. 흔적조차 없다. 아니 다 타버린 흔적이 남았다. 재도 되지 못하는 시커먼 그을음만이 그곳에 춘자가 서있었음을 말해준다. 춘자는 땅속 깊은 곳에서 나올 수가 없다.
춘자가 블로그며 브런치며 활발하게 활동할 때이다. 춘자의 글을 찾아왔다가 춘자의 팬이 된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던 시점, 춘자의 날개가 활짝 펴 훨훨 날던 바로 그 시점이다. 춘자의 날개가 꺾인다. 아니 잘려나간다. 눈에 보이지 않는 칼로 춘자의 날개를 도려낸다, 얼마나 날카로운 칼인지 칼날이 어둠에서도 빛을 낸다. 춘자는 길고 뾰족한 칼날이 자신의 목을 향하고 있음을 느낀다. 괜찮아졌다고 생각했으나 괜찮은 것이 아니었다.
솔도밴드를 만나 어둠에서 구원받은 삶을 살던 춘자다. 몸도 마음도 병들어 아프고 아프던 동굴에서 꺼내준 것이 솔도밴드다. 솔도밴드로 몸만 재활치료를 한 것이 아니다. 마음까지 치료되어 새로운 삶을 살고 있던 것이다. 솔도밴드로 수혈받아 다시 태어난 춘자다. 그것이 다시 좌절되며 두려움에 떤다.
“춘이님, 무슨 일이에요? 블로그 갔다가. 놀래가지고. 이게 무슨 일이래요? 아니, 그거 누가 신고한 거예요? 도대체! 보니깐 우리 솔도밴드 글 같던데?”
“뻔하지. 누군지. 우리 춘이님 잘되는 꼴을 못 보는 사람들 있잖아요. 자기들이 못하는 거 우리 춘이님이 하니깐 배 아파가지고. 그쵸? 춘이님. 그 사람들이죠?”
“언니들, 좀 계셔보세요. 춘이님 지금 많이 놀라신 것 같은데. 진정시켜야지. 우리가 이러면 어떻게 해요.”
“아, 맞다. 역시 올챙이님은 다르다니깐. 젊은데다가 똑똑하고 생각도 깊고. 오호호호. 우리는 너무 화가 나서. 오호호호.”
“올챙이님 말이 맞아요. 저도 춘이님이 걱정되고 화가 나가지고. 하하하.”
“아, 아입니더. 지 괘안십니더. 아닙니더. 안 괘안십니더. 몸이 덜덜 떨립니더. 겁이 나가지고예. 이제 막 블로그니 브런치니 사람들이 막 오고 그라는데예. 내가 저래 위반했다고 떡 있어가지고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십니더.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겠고예.”
“춘이님, 진정하세요. 제가 알아보니깐 원작자가 신고만 하면 저작권 위반으로 바로 걸린대요. 우리 솔도밴드 글 같던데 뭘 올리신 거예요?”
“야, 파샵님하고 시님하고예. 인스타 소식 전한다꼬 옛날 사진도 좀 찾아가지고 그래 올렸십니더. 그라다가 우리 거 솔도박물관에 프로필이 있길래 그거랑 같이 올렸다 아입니꺼. 프로필은 원래 사람들한테 알리는 거 아입니꺼. 그래가 좋다고 올렸더만 이래됐십니더. 그게 개인이 만든 거라네예? 솔도박물관에 프로필 공지로 돼있어갖고 그게 개인이 만든 건지도 몰랐십니더. 그라면 프로필은 뭐할 때 쓰는 겁니꺼? 사람들한테 알릴 때 쓰는 거 아입니꺼?”
“아유, 내가 그럴 줄 알았다니깐. 맞아요. 프로필이라는 게 사람들한테 알리려고 쓰는 거지 그게 왜 개인 거예요? 개인 거면 개인이 가지고 있지, 왜 우리 솔도박물관 공식 게시물에 올려놓는 거예요?”
“맞아요. 맞아. 저도 그게 개인 건 줄도 몰랐네요. 아니 그렇다고 해도 그걸 왜 신고해요? 춘이님한테 말했으면 춘이님이 프로필을 안 썼겠죠.”
“맞십니더. 지도 그거를 모르겠십니더. 지가 몰라서 그랬다해도 잘못한 거면 말로 해줬으면 됐을긴데예. 자기가 만든 거라고 쓰지 말라 했시면 안 썼을 긴데예. 그 사지만 내리면 되는데 와 신고를 했을까예? 지가 그렇게도 싫을까예? 지가 그래 잘못살았십니꺼? 무서버죽겠습니더. 지가 아무것도 못하겠십니더. 솔도박물관에도 글도 못 쓰겠고예. 블로그는예. 지 개인 공간인데예. 그라면 지 블로그도 보고 있었던 겁니꺼? 무섭습니더. 너무 무섭습니더. 지는 아무것도 못하겠십니더. 아무것도예.”
“춘이님, 진정하세요. 그게 개인 것인 줄도 몰랐잖아요. 개인 건 줄 알았으면 안 썼겠죠. 더군다나 춘이님한테 말하면 됐을 것을 그걸 바로 신고한 건 다분히 춘이님을 괴롭히려는 거죠.”
“우리 올챙이님이 얼마나 화가 났으면 이렇게까지 말할까? 나쁜말 잘 안 하는 사람인데. 맞아요. 춘이님. 그걸 왜 신고를 해요? 개인이 만든 걸 공식적으로 사용해도 되는 것처럼 올려놓은 게 잘못이지. 쓰는 거 싫었으면 말로 하면 되지. 그걸 신고를 해요? 진짜 못됐다. 못됐어. 끝이 없네. 끝이 없어. 아유. 짜증나. 내가 다 화가 나네.”
“홀가분님 말이 맞습니다. 그걸 왜 신고를 해요. 다 같은 팬인데. 결국 우리 욕먹는 거잖아요. 솔도밴드 글에 그렇게 돼 있으니 보기도 싫고. 그 글 삭제하시면 안돼요?”
“지가 할 수 있는 게 없답니더. 안그래도 그게 젤로 마음에 걸려갖고예. 사진이랑 제목이 다 보이니까는예. 울 솔도밴드 분들이 욕먹는 거 갖고 마음이 너무 안 좋습니더. 당장 삭제할라고 했더만 삭제도 지 마음대로 안된답니더.”
“어머머머머. 진짜예요? 그런 게 어딨어. 저작권 위반으로 신고했으면 그 사진만 내리면 되지. 글 자체를 그게 뭐야. 어떻게 해요. 우리 파샵님. 우리 시님. 아유. 진짜 나쁘다. 같은 팬이면서. 아유. 진짜.”
“방법이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방법이 없다카네예. 신고한 사람이 철회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네예. 지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춘이님, 잊어버리세요. 쉽지 않겠지만.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데 그거 붙들고 있으면 춘이님 병나서 안 돼요. 더러운 똥 밟았다 생각하고 신발 벗어 버리세요. 다시 시작하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춘이님 응원하는 사람이 더 많은 거 아시지요? 힘들어도 다시 시작하세요. 춘이님은 할 수 있어요.”
“어머머머머, 역시 올챙이님은 다르네. 말 잘했어요. 춘이님, 그딴 사람들 생각도 하지 마세요. 춘이님 진심 아는 사람들이 더 많으니깐요. 아셨죠?”
“맞습니다. 춘이님, 우리 사총사가 이렇게 있잖아요. 저처럼 춘이님 진심 알고 오는 사람들도 있고 춘이님 마음 아는 사람들이 훨씬 많으니깐 힘내세요. 우리가 해줄 수 있는 말이 이것밖에 없네요.”
“야, 고맙십니더. 힘내볼게예. 지가 뭐라고 사총사분들이 이래 마……. 고맙십니더. 다시 해볼게예. 내가 손도 못대는 그거는 어쩔 수 없고예. 더 멋들어지게 해보께예. 고맙십니더. 참말로 고맙십니더.”
“고맙긴요. 우린 사총사잖아요. 춘이님.”
“맞아요. 우린 사총사예요. 함께 헤쳐나가야지요. 함께요.”
“네, 언니들 말이 맞아요. 춘이님. 더러운 똥 밟은 거 계속 신고 계실 건가요? 얼른 갖다 버리세요. 우리가 주는 새신 신고 다시 씩씩한 춘이님으로 돌아오세요. 우린 사총사잖아요.”
“아유, 우리 올챙이님은 너무너무 말을 잘해. 예뻐죽겠어. 정말.”
“그러게 말이에요. 올챙이님 말을 너무 예쁘게 잘해요.”
“아니, 홀가분님, 거꾸로님. 아니, 언니들. 왜 이러세요? 남편만 저 예뻐하는 걸로 족합니다.”
“하하하하하. 모두 예쁩니더. 우리 사총사 전부 예쁩니더. 고맙십니더. 참말로 고맙십니더. 인자는 웃을 수 있겠십니더. 무서버 죽겠더만예. 사람들이 너무 무서버갖고. 지 옛날맨치로 대인기피증 그거 다시 시작되는 줄 알고 너무 무서벘어예. 사총사님들 덕분에 지가 인자 살겄십니더. 고맙십니더. 고맙십니더.”
어느새 춘자의 얼굴은 웃고 우는 우픈 표정이 된다. 입도 눈도 웃으며 찡긋 올라가는데 눈에서는 물이 고인다. 옹달샘처럼 물이 샘솟아 눈에 고인다. 고이다 고이다 가득찬 물이 또로로록 흘러내린다.
춘자는 다시 일어선다. 자신이 어쩌지 못하는 것에 목숨 걸지 않기로 한다. 저작권 위반 게시물은 그대로 둔다. 그대로 두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하지만 솔도밴드 분들을 그 속에 가둬둘 수는 없다. 춘자는 다시 글을 작성한다. 사진이며 글이며 그대로 작성한다. 시작에 다시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서 쓴다. 자신이 저작권을 위반했으며 그 해당되는 프로필 사진을 빼고 그대로 복원하는 글임을 밝힌다. 파샵님도 시님도 다시 살아난다. 그제야 숨을 쉬는 춘자다.
춘자는 이번 겪은 일을 글로 승화시킨다.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며 이겨냄을 쓴다. 지옥 같은 어둠에서 벌벌 떨던 이야기. 다시 살아나 숨을 쉬는 이야기. 모두를 쓴다. 이날 썼던 글이 춘자의 역작이 된다. 가장 어두운 순간은 바로 해가 뜨기 직전이라는 말을 증명하듯, 활활 타오르는 불길에서 살아남은 들풀이 아름답게 생명을 발하듯 이날 쓴 춘자의 글은 모두의 가슴을 울리고 다시 살아갈 희망을 주는 글로 탄생한다.
다시 살아나는 춘자다. 더 강하게! 더 깊게!
오필리아처럼~
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