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봄, 엄마의 봄

by 필이

아들아,

어느새 서른한 번째 편지를 쓰는구나.

세월이 그만큼 흘러가버린 것이겠지?

새해라고 한 해 소망 담던 날이

얼마 전인 듯한데

벌써 2월.


입춘까지 지나고보니

마음은 봄으로 향한다.


너의 봄을 마음껏 축복해줄 거다.


'입춘'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떠오르는 것들,

일기를 끄적이다

그대로 [끄적]을 남기고 만다.


입춘

겨울 속에 봄


끄적의 끝은

너에게로 향한다.

너의 봄으로 말이다.


매해 봄은 특별하겠지만

올해만큼은 더더욱

특별할 것 같구나.


너의 봄

엄마의 봄

우리들의 봄


스무 살

네 길을 찾아 떠나는 멋진 여행길을

알리는 너의 봄


네가 떠나고 난 엄마야 말로

홀로 서기를 하게 될 엄마의 봄


어쩌면

엄마의 길도 이제부터가

시작인지도 모르겠다

다시 시작!

새로운 시작!


혼자라는 말이 참.


너에게 짐 되지 않을 거다.

엄마 혼자도 꿋꿋이 잘 살아낼 거다.

아니 잘 살아갈 거다.


그러니

엄마 걱정은 하지 마렴.


작년에 썼던

[아들과엄마]를 읽었단다.


수해로 앞을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떨었던 날의 기록.


그날도 넌

엄마를 참 살뜰하게도 챙겼더구나.


세심한 아이다. 넌.

따듯한 아이다. 넌.


너에게 걱정끼치는 엄마가 되지 않을 거다.

결코 짐되는 일 없을 거다.


엄마도 이젠

엄마 스스로를 사랑하며

건강챙기며 살고 있잖니?


그러니 이젠

엄마 걱정은 하지 마렴.


어제 아침이었단다.

네 방 문이 열려있었다.

어둠이더구나.


차마

네 방 문을 닫을 수가 없었다.

그대로 돌아와

끄적만 남겼단다.


친구들과 여행을 간 것인데

옛날 영화를 다시 상영한다는 대전으로

동무들과 단 하루 여행간 것인데.


돌아온다는 걸 알면서도

빈 방이 주는 어둠을

어쩌지를 못하겠더구나.


연습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는 날마다 이럴 거라고.


그럼에도 참 마음이.

그래

마음에 구멍이 뚫려버리더구나.

구멍이 너무도 커

그 무엇으로도 메워지지가 않더구나.


네가 없다는 것이

이렇게나 커다란 구멍을 뚫어놓게 된다는 걸.


연습했으니

이젠 괜찮을 거다.

그치?


돌아와주어 기쁘다.

지금 네 방에

네가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이리도 행복하다.


그러니

엄마의 3월은 홀로서기를 위한 봄이다.


너의 3월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대학생으로 첫 시작을 알리는 봄이 될 거다.


너의 봄도

엄마의 봄도

우리 모두 축복하자.


너의 시작도

엄마의 시작도

우리 모두 축복하자.


사랑한다,

아이야.

예쁜내새끼야,

사랑한다.




2026년 2월 6일.

일곱 시 구 분.


우리들의 봄을 축복하며

널 너무도 사랑하는

엄마가


아참,

싱어게인4 부산공연

동행해준다니

또한

기쁘구나.


함께 하는 시간

조금이라도 더 가지려는 네 마음

너무도 고맙다.


예쁜내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