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단식을 하면
생각을 합니다.
참 많이도 먹고 살았구나!
참 많이도 먹고 살고 있구나!
먹는 걸 너무 좋아하는 필이는
늘 먹습니다.
먹는 걸
달고 산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것은 필이를 두고
만든 표현인 게 틀림없습니다.
필이는 하루종일 먹습니다.
배가 불러도 군것질을 합니다.
심심해서 먹습니다.
기분이 좋아서 먹습니다.
화가 나면 무척 많이 먹습니다.
스트레스 상황이 되면 엄청 많이 먹습니다.
모든 것을
먹는 것으로 풀려는 것만 같습니다.
이렇기에
한 달에 한 번!
단 3일이지만 단식을 하는 것은
필이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입니다.
어제입니다.
젤리 하나를 입에 넣고 행복합니다.
미역국이 너무 맛있습니다.
믹스 커피 한 잔에 에이스 한 봉지가
어쩜 이리도 행복할까요.
시간이 지납니다.
믹스 커피는 두 잔이 되고
에이스는 세 봉지가 됩니다.
하나로 만족되던 것이
점점 늘어만 갑니다.
저녁으로 추어탕을 먹습니다.
외식입니다.
시골 손맛 나는 반찬에 손이 갑니다.
따듯하고 편안한 국에 입이 갑니다.
숟가락질 젓가락질
몇 번 하지도 않았는데
배가 부르기 시작합니다.
짜증납니다.
이 맛있는 걸 다 먹어야 하는데
벌써 배가 부르다니요!
결국 밥은 반 겨우 먹고
국은 다 먹습니다.
잔뜩 부른 배를 하고 나오며 바라보는 하늘은
어느새 깜깜한 밤!
배가 불러 좋다는 느낌보다
이렇게나 배가 부르게 먹어야 사는 건가
생각이 들어와버립니다.
그래도 단식 후라
이후 군것질은 옥동자 하드 하나!
이게 어딥니까.
평소였다면
이렇게나 부른 배를 하고도
또 과자를 먹을텐데요.
어제 아침
파란수영장에 가서 몸무게를 측정합니다.
살이 빠졌습니다.
과일 단식만으로도 3kg이 빠졌습니다.
오늘 가서 몸무게를 측정하면
얼만큼의 몸무게가 제자리로 돌아와있을까요?
어제 하루 먹은 것에
몸이 무게로 저장해놓았을테니깐요.
좀 덜 먹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식 때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조금은
덜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매달 하던 단식인데
이번 단식이 특별하다고
유난히 그런 생각이 든 것일까요?
생각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
먹는 것도 덜고
생각도 좀 덜고 싶은 걸까요?
참 많이도 먹고 삽니다.
먹을 것이 지천인 세상!
몸에도 좋은 먹을 것도
입에만 좋은 먹을 것도
참 많은 세상입니다.
몸에도 좋든
입에만 좋든
필이는 이제 좀 덜 먹을 생각입니다.
아니
좀 덜 먹겠습니다.
다이어트니 뭐니
그런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너무 많이 먹어서
모든 것을 먹는 것으로 풀어서
이제 그만 하고 싶다는 것뿐입니다.
참 많이도 먹고 살았습니다.
참 많이도 먹고 삽니다.
이제 조금은
덜 먹고 살아도 되겠습니다.
오필리아처럼~
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