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잔소리

by 필이

서도밴드 부산 콘서트

집에 도착하자마자

잠들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날을 새고 만다.


서도밴드 멤버들

인스타 스토리에

다른 사람들 영상들이

걸린 것을 보고 말았기 때문이다.


부러움에 침을 흘리다

결국

조금만 하고 자자고 영상 편집을 시작한다.


아~!

올리고 싶은 영상이 우찌 이리 많은가.


지난 주 전주 <새 집>

공연에서는

영상이 너무 아까워

통째로 게시물로 올리고 그걸 스토리에 올린다.


물론 스토리 단독으로 올린 것도 있지만

게시물로 올린 게 더 많다.

그래서인지

태주님만 필이가 올린

두 개의 영상을 스토리에 올려주고

서도님은 단 하나도 올려주지 않는다.


실망실망

역시 필이는 영상은 안되나 보다.


실망한 필이에게

한 아라리(서도밴드 팬명)가 이런 말을 해준다.


"서도님은 릴스 걸어서 올린 건 스토리에 안 걸어주더라고? 스토리에 올린 것만 가지고 가."


오!!

이건 특급 비밀이 아닌가!


필이는 이 말이 생각나

영상을 스토리용으로 1분 단위나

더 짧은 단위로 쪼개서

올리기 시작한다.


어찌 버릴 영상이 하나도 없다.

영상 고르고 자르고 올리고.

다시

영상 고르고 자르고 올리고.


창문으로

아침이 날이 밝는다고 신호를 보낸다.

그것을 보며 필이는 잠이 든다.


날을 꼬박 샜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태주님만 영상 두 개

스토리에 올려준다.


서도님도

태히님도

환님도


아무도 스토리에 올려주지 않는다.

ㅠㅠ


또다시 실망한 나머지 아들에게 하소연한다.


"원아, 엄마는 영상은 안될래나 보다. 그래도 폰도 울트라로 바꾸고 화질도 꽤 괜찮고 한데. 아무래도 인스타 영상은 나랑 안 맞는갑다."


"엄마, 올린 시간이 몇 신 줄 아나? 새벽에 올렸잖아. 그 시간에 스토리를 누가 보노?"


하긴,

아들 말이 맞다.


다른 사람들은

집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나

집에 일찍 도착했거나

집으로 가는 길에


후딱 후딱

잘도 올린다.


영상 편집도 잘한다.

문구도 잘 쓰고


그러니

서도밴드 분들이

스토리에 잘 걸어주나 보다.


부럽다.


필이는 그게 안된다.

한 박자 느리다.

아니 세 박자 정도 느릴까?


집에 도착해서

그제서야

영상 하나하나 봐가면서

작업(?)을 하니


서도밴드 멤버분들이

잘 시간에 올린 게 된다.


그나마 다행(?)으로

태주님은 같이 깨어있었나 보다.




아무튼 이렇게 하나하나 영상 편집해서

스토리에 올리느라

날이 샐 수밖에 없다.


아들 말대로

서도밴드 분들 잠잘 시간에 올린 것이니

기다려보자!

희망을 가져본다.



낮이 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다.

이번에는 단단히 실망한다.

앞으로는 스토리에 영상을 안 올리겠다고 결심한 순간!


서도님이 영상을 하나 올려준다.

오예~~~!



필이 스토리 영상 가져다가


3/9일 대구로

날아간다!!!


라고 해놓아서

뭔가 더 특별해진 듯하다.


단순히 스토리 리그램한 것보다

더 기분이 좋다.


그 많은 것 가운데 단 하나지만!

이게 어딘가!!


너무 좋아서 다시 헤헤 거리는 필이.




저녁이 된다.

곧 스토리가 사라질테니

마지막으로

내 스토리 누가 확인했나 한 번 보자.


스토리에 올린 영상이 수십 개다.

그걸 하나하나 다 확인해본다.


깜놀!

서도님이 필이 스토리에 있는 영상

모두를 다 보았다.

서도님 언급 안 한 것까지 모두!


와우~~!!

이건 역사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서도님은

생일 축하로 만들어 올린 스토리도

다 확인하지 않는다.


잘 하든 못 하든

정성을 들여 만든 생일축하 카드나 영상인데

그걸 확인조차하지 않으니

얼마나 실망이었는지 상상에 맡긴다.


당연히 언급까지 했는데도

안 본 것이기에

실망이 더 크다.



어찌 이런 일이...!


실망했던 마음 다 어디로 갔나.

다시는 인스타는 안 할 거라는

필이는 어디로 갔나.


너무 신나 울 아들에게 자랑한다.


"원아, 이것봐 봐. 서도님이 스토리 전부 다 본 거 있제. 본인 언급 안 한 것까지 전부 다. 밤새 올린 거라 스토리 엄청 많은데 그걸 전부 다 본 거다. 비록 그 많은 것 중에 하나만 스토리에 리그램 해주셨지만! 이렇게 스토리 다 봐준 것만으로 너무 기쁘다. 우와~"


"축하해."


긴 말

짧은 대답


"히히히. 앞으로 스토리 영상 안 올릴려고 했는데 또 올려야겠는데? 히히히"


"그래도 밤새는 건 안돼. 건강에 얼마나 해로운 줄 알아?"


"어~~~~."



아들에게 또 혼나고 만다.

혼나도 기분 좋다.


아들 말 잘 듣는 착한(?) 엄마는

앞으로 밤 새는 건 안해야겠다

다짐한다.



오필리아처럼~

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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