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목욕탕, 희곡 좀 써요. 우리 작품으로 무대 올리게!"
극단 이중생활 대표 경준 쌤의 말이다.
"필이 누나, 빨간목욕탕, 이중생활 연극하려고 생각하고 쓴 거지요?"
극단 현장의 최고 배우, 동석 쌤의 말이다.
빨간목욕탕은
배경이 목욕탕이라
연극으로 올릴 생각도 못한 필이다.
이런 필이에게
빨간목욕탕이 연극으로 재탄생되는
꿈을 꾸게 한다.
필이는 극단 이중생활 단원이다.
다리 수술하면서부터
휴식단원이 된다.
공연 있을 때 스태프로
작은 도움을 주는 정도이지만
그래도 단원은 단원이다.
필이가 사는 지역 바로 옆 소도시에는
문화예술회관이 있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인생열전 내가 바로 국민배우'라는
시민 참여 연극 프로그램을 한다.
초창기에는
응시자들이 많아 면접을 보고
참여가능 여부가 결정된다.
이것에도
극단 현장 배우님들이
면접관과 선생님으로 함께 한다.
필이는 국민 배우 2기다.
국민 배우 1기 때는 있는 줄 몰랐다.
1기 하신 분을 알게 되어
소식을 듣고 2기 때는 바로 신청을 한다.
면접을 하고
합격을 한다.
이게 뭐라고
자격시험 합격한 것보다 더 기쁘다.
1기 때는 더 많은 경쟁률이었다는데
2기는 그나마 나은 것이라고 한다.
그래도 사람이 많다.
요즘은 어느 정도인지
어떻게 진행되는지
잘 모른다.
아무튼
이 문화 프로그램은
2017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민배우가 된 사람들은
이중생활 단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이중생활은
국민배우 출신 사람들이
연극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
만든 시민극단이다.
이름이 이중생활인 것은
직장생활도 하고
연극도 하는
말 그대로
이중생활을 하기 때문이란다.
이중생활은
이름에 걸맞게
직업도 다양하다.
퀵배달하시는 분
(오토바이 운전이 위험해
대리운전으로 바꾸셨다는 말을
언젠가 들었는데 가물가물.
아참, 이 분은 여자분이다. ^^)
검도 관장님
보험설계사분
가게 사장님
지게차 운전하시는 분
농사지으시는 분
영업하시는 분
프리랜서
.
.
.
가장 많은 건
선생님이다.
정년으로 은퇴하신 분들도
몇 분 계신다.
이곳에는
직업도 나이도
다 필요없다.
연극을 하고 싶은
열정과 사랑만 있으면 된다.
필이는
이미 이름이 정해진 후
함께 하게 된 2기생이다.
그래도
국맨배우 특별판 책에
인터뷰 기사도 실린다.
언젠가 소개를!
아니 자랑인가?
하하하
이렇게나 길게
장황하게
설명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빨간목욕탕이
내년에 극단 이중생활 작품으로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을 전하기 위함이다.
시민극단이지만
이곳에서는 꽤 알려져있다.
극단현장
전문 배우분들이
감독으로 함께 참여해주고
연기 지도도 해주신다.
조명도
음향도
모든 것이 우리 단원들이 하지만
그 뒤에는
전문 배우, 전문가들이
함께 한다.
해마다 작품을
꾸준하게 올리면서
매회 매진행렬이 이어진다.
물론
무료다.
문화 사업으로
무대에 올릴 때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수익 창출해서는 안되는 뭐 그런 게 있다고 한다.
자세한 건
잘 모르겠다.
아무튼
빨간목욕탕이
내년에는 연극무대에 오른다.
이것을
어떻게 확신하고 말하느냐고?
맨 앞에 복선을 깔지 않았는가.
아니,
대놓고 말하지 않았는가.
희곡을 쓴다.
이번 연휴에 무조건
1차는 마무리할 것이라고 결정한다.
어제 이룬다.
생각보다 어렵다.
빨간목욕탕은
필이가 쓴 작품이고
아직도 생생하게 품고 있는 이야기니
희곡으로 금방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아이들과 희곡은 몇 번 써봤으니
더 자만했는지도 모른다.
쉽지 않다.
빨간목욕탕은
사건 위주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언니들의 삶의 이야기이다.
어떻게 풀어야 할지
시작만 해놓고
손을 놓고 만다.
연극은
무대도 한정적이다.
무엇을 넣고
무엇을 뺄 것인가.
고민하기 시작한다.
다른 희곡들을
다시 읽는다.
빨간목욕탕
목차를 읽는다.
걷는다.
희곡 읽기
빨간목욕탕 다시 읽기
걷기
이것을 반복한다.
생각이 떠오를 때까지.
뭔가가 잡힐 때까지.
가닥이 조금씩 잡힌다 싶을 때
자리에 앉는다.
빨간목욕탕 목차를 펼친다.
막과 장을 구상한다.
어떤 이야기를
어떤 순서로
어떻게 연결할까.
필이는
빨간목욕탕 연극으로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가.
관객과
무엇으로
어떻게 닿고 싶은가
몇 번을 낙서하고
다시 낙서한다.
막과 장을 구상하고 난 후
손은 노트북 위에서 춤을 춘다.
다행히
연극은 대사 위주의 극이다.
필이의 빨간목욕탕에는
대사가 많다.
언니들의 생생한 살아있는 말들.
언니들의 이야기가
언니들의 삶이
언니들의 말로
팔딱팔딱 살아 숨쉰다.
그것을 그대로 살린다.
그것이 잘 살 수 있도록
배치한다.
막이 내린다
를 쓰고
그대로 덮어버린다.
다시 읽지 않는다.
당분간은!
며칠이 지난 후
인쇄를 해서
소리내서 읽어볼 것이다.
문제는
필이는 다 아는 이야기라는 것.
빨간목욕탕을 읽지 않은 분들이
이 연극만으로
어떤 메시지를 느낄지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을지
빨간목욕탕과
어떻게 연결될지가 가장 궁금하다.
딱 한 사람
생각나는 이가 있다.
바로 울 아들.
ㅎㅎㅎㅎㅎ
아직 빨간목욕탕을 읽지 않았으니.
아주 적합한 인물이다.
흐흐흐흐흐
몇 번 정도 수정하고 난 후
울 아들에게 읽어봐라고 해야겠다.
아주 좋은
첫 번째 희곡 독자다.
아하하하하
이제 시작이다.
이중생활 대장 경준쌤이
수정을 엄청 해야 할 거란다.
책을 희곡으로 탄생하는 것부터.
무대라는 한정된 장소에서
이야기를 펼쳐야 하기에
당연한 것이리라.
자!
테이프는 잘라졌다.
아직 아무것도
심지어 줄 맞춤 조차
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1차는 완성했다.
그것이 중요하다.
얼마나 많이 수정작업을 거쳐야 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완성했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이대로 내버려 두고
며칠이 지난 후 읽을 것이다.
그리고 수정한다.
이 작업을 거치고 거치고 거쳐서
빨간목욕탕은
연극으로 재탄생한다.
핸드폰을 무음으로 하고
온전히 몰입한다.
그래야 작품이 탄생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오늘은
몰입하여 에너지를 쏟아낸 필이에게
선물을 주는 날이다.
맛난 것도 먹고
휴식도 취하고
아마
집정리나 청소도 할 것 같다.
이것도
필이에게 휴식이 될만큼
작품에 몰입했던가.
그렇다.
왼쪽 손목에 통증이 생길 정도니깐.
다른 글 쓰려다
오늘도 삼천포로 빠진다.
하하하
오늘 하루 쉬고
내일은?
소설을 쓴다.
드디어
미루고미루고미루던
너무 쓰고 싶으니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앞서버려
더 쓸 수 없던
소설을
드디어 시작한다.
나 자신에게 하는
확언이다!
하하핳
끝!
*작년(벌써 2025년이 작년이 되었어요.^^;;)
추석 연휴를 보내며 작성한 글입니다.
매거진으로 이제야 발행합니다.
^^*
그러니 올해입니다.
2026년 6월 빨간목욕탕 탄생 1주년을 기념하여
빨간목욕탕이 연극 무대에 오르게 됩니다.
^^*
오필리아처럼~
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