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위한? 나를 위한 배려!

by 필이

"아주머니가 잘 못 타셨어요. 다음 찬데 이 차 타신 거예요."


"이거 타라고 캐가 탔는데, 짐이 많아가 못내리는데……."


한참을 실랑이다. 병원 예약 시간 늦을까 전전긍긍한다.


"기사님, 제가 다음 차 탈게요. 아주머니, 이 차 타고 가세요."


나도 모르게 박수가 터져 나온다.


"감동이다. 감동! 이런 일이 정말로 있네요. 정말로요!"


기사님도 짐 많다는 아주머니도 환한 웃음을 짓는다. 자신의 자리를 기꺼이 양보하며 내리는 학생이 마치 우주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돌아가는 장군 같다. 버스 계단을 다 내려갈 때까지 나의 박수와 감동의 찬사는 그치지 않는다.


사연은 이러하다.


눈 시술을 받기 위해 부산행 시외버스에 탄다. 시골이라 내가 타는 곳에 잠깐 머무른 뒤 인근 소도시에서 모든 사람들을 태우고 간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대학생 같아 보이는 젊은 여자 분이 좌석 번호와 자신의 표를 연신 보며 고개를 갸우뚱한다. 결국 기사님에게 간다. 기사님이 표를 확인한 결과, 옆에 아주머니가 차를 잘못 탄 것임을 알게 된다.


서서 갈 수 없으니 누구 한 명은 내려야 할 상황, 당연히 잘못 앉은 아주머니가 내려야 한다. 아주머니는 안절부절이다. 버스 짐칸에 짐이 많아 내릴 엄두를 못 낸단다. 버스 기사님도 짐을 같이 실었기에 그것을 알고 내리라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그렇게 시간이 가다 학생이 다음 차를 타겠다며 내린다. 다음 차가 얼마 후에 있는지 알지도 못한 채 기꺼이 자신의 자리를 내어놓는다. 그곳에 더 많은 행복으로 채워진다.


누가 그런 말을 했던가. 천사를 보았다고! 나또한 천사를 본다. 짐 많은 시골 아주머니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는 학생도, 내리라는 말을 못하고 애태우는 기사님도, 정체된 차를 탓하지 않는 버스에 탄 사람들도 모두 천사다. 살아있는 천사! 병원 시간 늦을까 투덜댄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배려란 이런 것이 아닐까. 남을 위한다는 이름으로 사실은 자신이 더 행복한! 자신의 것을 조금 내려놓을 뿐인데 그 안에 더 큰 기쁨으로 채워지는 그런 것!







제시어: 배려

타자수: 1000자




오필리아처럼~

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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