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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lutionist Jun 13. 2019

테라맥주 광고 보셨죠...
맥주 바꾸셨나요?

잘 만든 광고가 시장을 바꿀 수 있을까?

요즘 '테라'가 잘 팔리는지, 개인적으로 정말 궁금합니다.


테라맥주 광고_리얼탄산 



처음 보고 광고적으로

꽤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한 탄산을 베이스로 한 CASS가 

소맥이라는 독특한 음주문화를 바탕으로 독주하는 상황에서.

“니들이 좋아하는 그 탄산은 가짜야, 진짜 탄산이 있는데 한번 먹어볼래?” 라는 도발!


니들이 좋아하는 그 탄산은 가짜야,
진짜 탄산이 있는데 한번 먹어볼래?

브랜드 지명구매 루프에 빠져 있는 

고객의 관성을 깨기 위한 전형적인 고관여 전략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며칠을 벼르고 벼르다 신상 ‘테라’를 영접했습니다, 

결과는 대폭망, 친구들에게 욕먹었습니다.

그냥 먹던대로, 카스 먹자고!


<테라 vs 카스> 상품 이미지


그렇습니다, 기회는 여러 번 오지 않습니다, 

테라는 비싼 돈을 들여 광고를 하고 트라이얼까지 일으켰지만, 그 귀중한 기회를 잃어버렸습니다. 

적어도 저와 제 친구들에겐...


아마도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겝니다. 

우리나라처럼 맥주에 대한 기대가 낮은(저관여라고 할 수 있을까요?) 상황에서 강력한 브랜드가 있는데, 

그 판을 흔들려면 또 새로운 개념과 상품을 개발해서 도발해야 합니다. 

바보야! 니가 먹는 거 좋은 거 아니거든!


이쯤에서 마케팅 4P를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신제품 출시에 엄청난 돈과 노력이 들었을텐데


Price
Place
Promotion
Product


마케팅은 상품만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니까요,

아마 테라 팀도 무척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겁니다.



먼저 Price, 가격!

술집에서 판매되는 맥주 시장에서 가격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클라우드 같이 프리미엄 맥주를 지향하지 않는 이상 거의 동일한 가격에 판매되니까요. 그리고 도발이 통했으니, 천원 정도 비싸다 하더라도 먹어봤을 겁니다. 그러니 가격은 패스! 

* 때로 가격은 Trial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Place, 유통은 가격보다 어려운 요소입니다,

광고가 on air 되는 시점에 술집에서 해당 상품을 접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니까요.

그러나 테라는 이 어려운 일도 해냈습니다. 제가 친구들과 방문한 허름한 집에도 이미 입점해 있었으니까요.


횟집 냉장

일반적으로 매대의 점유 비율은 Market Share와 비례합니다.

마트에 가서 요즘 가장 인기있는 라면을 찾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프로모션 하지 않고, 매대를 많이 차지하고 있는 것을 찾으면 됩니다.

저 횟집에 처음 갔을 때, 테라 맥주가 4칸을 차지하고 있어서 의아했습니다, 벌써?

그런데 알고 보니 앞줄만 2칸 더 채워놓은 거였습니다, 영업사원의 피나는 노력이든. 횟집 사장님의 귀여운 실수든... 오래가지 않습니다. 곧 원상태를 회복하게 되지요.



판촉, Promotion은 신상품의 Trial을 일으키는 중요 요소입니다.

요즘 가장 다양한 판촉 활동이 일어나는 공간이 바로 편의점입니다. 새로운 상품들의 경연이 펼쳐지는 Test Bed, 당연히 기존 상품이 아닌 우리 것을 Trial하게 해야 하니, 1+1 등 판촉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 다음에 기회가 되면 1+1과 50% 할인에 대해서도 같이 이야기해보면 좋겠네요)


신규 음료의 각축장_편의점 음료냉장


최근에는 1+1이 아닌, 2+1이 훨씬 더 많은 것도 이유가 있을텐데요.

비용 문제도 있겠습니다만, 경험 고객의 수를 늘리고 싶은 

브랜드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판촉 활동의 하나인, 광고

이 경우 많은 사람에게 Trial을 일으켰을 거란 생각이 드니, 반쯤은 성공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대표적인 저관여 상품 중 하나인 맥주, 그것도 소맥용 맥주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기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존 구매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잘 마시고 있는 건가 하는 문제제기만 으로도 성공한 거죠. 그 의문의 빈틈을 파고들어가 새로운 상품의 Trial이 일어나니까요. 이런 방식을 고관여 전략이라고 합니다. 2, 3등 브랜드를 담당하고 있는 마케터에게는 자신이 속한 카테고리를 고관여화 한다는 것은 꽤 중요한 목표 중 하나입니다.

(* 마케팅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관여도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자세히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리고 빠트릴 수 없는 마지막 방점, POP

Point of Purchase, 구매시점 광고, 흔히 말하는 전단지, 포스터 등이 되겠습니다. 

출시 직전이어서 그런지 비교적 잘 보이는 곳에 테라가 입점되어 있음을 알리는 POP물이 붙어있었습니다.

신상품을 출시하고 이 정도까지 끌고 왔다면, 꽤 많은 공이 들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드디어, 여러 난관을 잘 극복하고 Product

‘테라’를 만납니다

결과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대실망!

카스를 대체해야 할 이유를 못 찾았습니다 


음식점 이모님들도 다 알아듣는 '카스처럼'을 대체할 수 있을까요?

테라는 '참이슬'과 결합하여 '테슬라'라는 조합을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역시 시장 선발자의 아성을 무너트리기엔 역부족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의 새로운 맥주 도전기는 이렇게 허무하게 끝났지만,

테라의 성장 추이는 지켜볼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테라 출시 이후, 하이트진로의 주가는 꾸준히 성정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과거 출시된 신상품 맥주 대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고,

출고 지연사태까지 일어나고 있다고 하니 지켜볼만 할 것 같습니다. 

카스 출시 때와는 상황이 다른 것 같습니다만^^



그리고 마지막으로!

테라 맥주의 후속 광고를 살펴보겠습니다. 


테라맥주 광고_청정맥아 



초미세먼지 시대로 시작되는 멘트…

어깨에 힘을 너무 준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1편의 문제제기인 ‘리얼탄산’ vs ‘인공탄산’에 비해 

청정공기 1위 호주 -> ‘청정맥아’는 좀 힘이 떨어지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원래 의도가 미세먼지로 답답한 속을 리얼 탄산으로 시원하게 뚫어라였다고 해도, 

별반 달라지지 않는 듯 합니다



오래간만에 재미있는 주제를 만나, 해보고 싶었던 4P 이야기를 했는데요.

정리하자면, 마케팅의 4개 요소인 Price, Placement, Promotion, Product를 단계별로 어떻게 잘 구성해 전략을 만드느냐가 마케팅에선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굉장히 오래되고 낡은 개념이지만, 기본은 괜히 기본이 아니니까요. 

테라를 먹어본 사람이 제 주위에도 제법 많은 것으로 봐서 

테라 맥주의 4P Mix는 꽤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결국 마케팅의 본질은 Product가 아닐까 합니다. 

어렵게 어렵게 설계해서 고객을 만나게 했는데, 

상품이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앞선 노력은 물거품이 됩니다. 


하여, 마케팅이란 결국 제품과 서비스를 

더 좋은 것으로 만드는 활동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환경과 상황에서 상품을 경험하고 소비하게 만들어, 

고객 경험을 긍정적으로 이끌어내는 것. 

그 경험을 전파하지 않고는 못 버티게 설계하는 것. 

이런 활동이 일반적인 마케팅 활동보다 더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입니다. 


그럼 우리 같이 테라의 앞날을 지켜보자구요.

매우 객관적으로^^



맥주 이야기는 2편에 걸쳐서 해보려고 합니다. 

다음은 관여도(involvement) 혹은 구매의사결정 단계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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