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엄마한테는 비밀로 해줄게
아이를 재우고 방에서 나온 신랑이 신기하다듯이 말했다.
"준이가 첫사랑을 물어보더라."
"첫사랑?"
"응."
"첫사랑? 뭐라고 물어보는데? 지 좋아하는 애 생겼데?"
"아니, 내 첫사랑."
신랑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준이가 물었어.
"아빠의 첫사랑은 누구야?"
준이가 첫사랑의 의미를 알고 묻는 건가 싶어서 "넌 첫사랑이 뭔지 아니?"라고 되물었어.
그랬더니, "으응~ 엄마 전에 사랑한 사람."이라고 하는 거야. 허~ 허~ 허
그래서 "으응~ 아빠는 항상 엄마야. 첫사랑도 끝사랑도."라고 대답했지.
근데, 뭐라는 줄 알아?
"에이 아빠, 엄마한테는 비밀로 해줄게. 진짜 첫사랑이 누구야?"라는 거야.
허~ 허~ 허~
"그래서 뭐라고 했어."
신랑의 얘기를 들은 내가 물었다.
"허~ 허~ 허. 녀석~ 컸네. 컸어."
"그러게. 혹시 좋아하는 애라도 생겼나?"
문득, 신랑의 대답을 듣는 건 의미없다고 생각한 나는
내일 아이에게 좋아하는 애 생겼냐고 물어보리라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