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5도를 기록한 추운날.
“엄마 목도리 할래?”
아이가 목도리를 싫어해서 안해주었는데 날이 너무 추우니 목도리를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싫다고 거부할줄 알았던 아이가 흥쾌히 응했다.
“응”
요 녀석 춥긴 추운가보다 싶어서
서둘러 내 목을 감싸던 목도리를 풀어 아이의 목에 감아주었다.
“엄마, 엄마는 안추워?”
괜찮다고 하려는데 먼저 아이가 장난기있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혹시 엄마는 지방 때문에 안 추운가? ㅋㅋㅋ”
“엄마도 추워!!!! 그런데도 너한테 양보하는 거야! 이게 바로 엄마의 마음이야. 알았어?”
나도 모르게 너무 흥분했다.
나의 지방을 거론한 건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 거며
판도라의 상자를 연 거와 진배없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반응에 아이는 여전히 장난기 있는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지방같은데... ㅋㅋㅋ 엄마, 이건 엄마가 해.”
아이는 내가 자신의 목에 목도리를 감아준 것처럼
자신의 마스크를 내 얼굴에 쏘옥~ 씌워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