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지영님 Jan 24. 2018

엄마도 추워!

영하 15도를 기록한 추운날.

“엄마 목도리 할래?”

아이가 목도리를 싫어해서 안해주었는데 날이 너무 추우니 목도리를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싫다고 거부할줄 알았던 아이가 흥쾌히 응했다.

“응”  

요 녀석 춥긴 추운가보다 싶어서

서둘러 내 목을 감싸던 목도리를 풀어 아이의 목에 감아주었다.

“엄마, 엄마는 안추워?”

괜찮다고 하려는데 먼저 아이가 장난기있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혹시 엄마는 지방 때문에 안 추운가? ㅋㅋㅋ”

“엄마도 추워!!!! 그런데도 너한테 양보하는 거야! 이게 바로 엄마의 마음이야. 알았어?”

나도 모르게 너무 흥분했다.

나의 지방을 거론한 건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 거며

판도라의 상자를 연 거와 진배없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반응에 아이는 여전히 장난기 있는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지방같은데... ㅋㅋㅋ 엄마, 이건 엄마가 해.”

아이는 내가 자신의 목에 목도리를 감아준 것처럼

자신의 마스크를 내 얼굴에 쏘옥~ 씌워 주었다.


작가의 이전글 교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