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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지영님 Mar 06. 2018

5살 잔꾀

아이의 깜짝쇼

아이는 약국이 슈퍼인냥 비타민이며 음료수며  매번 뭔가를 사달라고 졸라댔다.

“이번에는 꼭 약만 살거야.”

약국에 가면서 아이에게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엄마, 싫어.”

“아니, 이번에는 절대 안 돼!”

 

약국 입구에 다다르자 아이가 갑자기 눈을 감으라고 했다.

“왜?”

“그냥, 엄마 내가 손잡아줄게.”

눈감고 걷기 놀이를 한 적이 있어서 그걸 하나보다 싶었다.

눈을 감자 아이가 나의 손과 몸을 이끌었다.

“엄마, 이제 움직여. 이쪽으로 이쪽으로.”


“이제 눈 떠도 돼? 이제 그만 하자.”

조금 걷자니 약국 안의 사람들이 신경 쓰여 창피해서 그만 하자고 했다.  

그러자 아이는 “아직이야. 눈 계속 감아.” 하면서 나를 계속해서 이끌었다.


그리고 잠시 후, 아이가 잡고 있던 손을 떼더니 눈을 뜨라고 했다.

눈을 뜨니 뽀로로 음료수가 가득 진열된 냉장고 앞이었다.

아이는 마술사처럼 양팔을 벌려 ‘짠~!” 하더니

“엄마, 뽀로로(음료수) 좀 봐. 엄청 많지? 엄마, 깜짝 놀랐지?” 하며 밝게 웃었다.

그러더니

“엄마 깜짝 놀랐으니깐, 하나만 사줘~!”

아이의 모습에 약국 안은 웃음바다가 되었고,

나는 결국 지갑을 열어 뽀로로 음료수를 사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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