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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소시 Jul 31. 2024

또 찾아온 호랑이

"여보.."

수화기 너머로 힘없는 남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건 갈수록 딱 그 호랑이야! 떡 달라고 계속 찾아오는 그 호랑이 말이야. 한 고비 어찌어찌 넘기면 또 다른 해결해야 할 일이 기다리고 있고, 겨우겨우 그 일 해결하면 또 다른 일이 터지고.. 계속 떡 내어 놓으라며 찾아오는 호랑이 같아. 해결할 일들이 끝나지가 않아."


최근 새로 맡은 일로 바빠져서 고생하고 있는 남편이 힘들다며 들려준 이야기.. 해결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서 해도 해도 끝나지 않을 거 같아 호랑이 이야기가 떠올랐나 보다.

오죽 힘들면 저런 표현을 할까 안타까운 마음에 울컥하고 말았다.  


이 괘씸한 호랑이를 어쩌나..

이번에 찾아온 놈은 더 집요하게 떡 달라고 괴롭히나 보다.

위로랍시고 겨우 한다는 말이 가지고 있는 떡 다 던져주고 당장 거기서 도망쳐 나오라고 했다.

"먹고 살아야지.. 도망가면 우리 가족들은 어떡해.."


목이 메어서 더 말이 안 나왔다. 뭐라도 도움 되는 위로를 해주고 싶었는데 괜히 우는 소리 들으면 더 힘 빠질까 봐 서둘러 전화를 끊어야 했다.

쉽지 않아 보이는 이번 어려움을 잘 견뎌주길.. 건강 해치지 않고 잘 버텨주길 바라면서.. 

만나면 꼬옥 안아줘야겠다.



전화를 끊고 문득 든 생각..

아무리 피하고 싶어도 어느 순간 불쑥 나타나 떡 달라며 찾아오는 그 호랑이.. 동화책 속에만 있는 게 아니었구나 싶었다. 어쩜 우리도 매번 만나고 있었나 보다. 

살아가는 동안  호랑이는 저마다의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우리네 삶에 끊임없이 찾아오고 있었을지도..


호랑이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 살아남는다고 했었더라?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라고 했던가..


무시무시한 호랑이를 만났는데 정신 차리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겨우겨우 있는 거 다 긁어모아 호랑이를 잠시 달랜 들 또 찾아올 텐데 어쩌면 좋단 말인가.. 매번 맞닥뜨릴 때마다 얼마나 소스라치게 놀라고 매 순간 얼마나 버거울지.. 어떤 게 살아남기 위한 최선의 방법일지 모르니 그저 죽을힘 다해 달려들어 답을 찾아야 한다.


바로 앞에 놓인 길로 달려가면 되는 건지.. 아니면 조금 더 멀어도 다른 길로 돌아가야 하는 건지.. 지금의 선택이 정말 정답인지..  호랑이를 또 만나지 않으려면 어떤 길로 가는 게 안전한지..


정답은 없겠지만 매번 찾아와 놀라게 하는 이 호랑이 같은 어려움들 앞에 넘어지지 않고 이겨낼 방법을 찾으며 열심히 살아가야 하는 우리네 삶이 안쓰러워 가만가만 안아주고 위로해 주고 싶어졌다.

 


흐르는 눈물을 닦고 힘을 주어 불러본다! 힘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괜찮아 잘 될 거야~~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괜찮아 잘 될 거야 ~~
우린 널 믿어 의심치 않아 ~~
너만의 살아갈 이유 그게 무엇이 됐든
후회 없이만 산다면 그것이 슈퍼스타~
괜찮아 잘 될 거야 ~~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괜찮아 잘 될 거야 ~~
우린 널 믿어 의심치 않아 ~~

< 이한철의 "슈퍼 스타" 노래 가사 중 일부.. >


괜찮길.. 잘 되길..

바라는 마음 가득 담아 더 씩씩하게 불러보는 노래..



이젠 그만 만나고 싶은데 불쑥 또 찾아온 호랑이..

어쩌겠는가..

이미 만난 호랑이인걸..

왜 매번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느냐고 탓하고만 있을 수 없지 않은가..

속 든든하게 따뜻한 밥 챙겨 먹고 다시 힘내 보자고 메세지를 보내며 커다란 하트도 꾸욱 눌러 보냈다.


"당신의 애씀에 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






(사진 출처 ; Photo by Donnie Ray Crisp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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