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담는 꽃

by 초록글씨

나빠지면 얼마나 더 나빠지겠나

고개를 들었을 때 꽃이 되었고

좋아지면 얼마나 더 좋아지겠나

고개를 숙였을 때에도 꽃이 되었다.

더 좋은 꽃이 되었다.


좋은 꽃 (나태주)


"너는 몇 살이야?" 나는 오빠가 있고 오빠는 학원에 갔단다. 일면식 없는 여자아이가 딸아이이게 물었다. 보통 나이를 묻고 나면, 한번 보고 볼일 있을까 싶어서인지. 이름이 중요하지 않은 건지. 이름을 궁금해하지 않더라.


눈 덮인 땅바닥은 신이 났다. 손이 시린 둘째는 누나에게 장갑 한 짝을 빌려 모르는 누나와 눈을 던졌다. 나란 아이에 대해 설명하지 않아도, 나란 아이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아도 경쾌한 아이들이다. 눈을 흩뿌리며 노는데 설명하지 않아도 눈이 내리는 기분이다.


봄이 오고 있다. 계절은 읽으러 나가지 않는다. 눈에 담으려고 집을 나선다. 겨울인데도, 찬물만 나오는 어느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나와 '찬물만 나오냐는' 불만을 내뱉고 감각 없어진 손끝이 다시 살아나는 이상함이 싫지 않을 때도 지나가고 있고.


손에 잡히지 않던 나비가 자신이 들고 있던 꽃다발로 오지 않냐고 툴툴 대던 아이들은 작년 보다 눈에 담는 것이 많아지겠지. 경쾌하게 나이를 묻고 눈을 던지던 아이들은 나비처럼 날아가겠지.


엄마도 날아가고 싶을 때가 있지만 좋은 길잡이가 돼야 하므로 무겁기도 하고, 날아가지 못하고 있다.


길을 가다 욕을 하며 지나가는 청소년 무리들을 보며 참 가볍기 그지없다, 하다가 번뜩 아이들을 떠올린다. 그때는 너도 나도 그럴 때가 있으니깐 그럴 때도 있겠지 하면서도 어쩌다가가 아니라면, (하지 않아야 옳지만.) 습관적으로 욕을 하고 있다면 문제다. 모든 걸 통제할 수 없겠지만, 내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가볍기 그지없는'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완전하게 거슬리는 행동을 한다면 눈에 띄지 않길 바랄 뿐이다. 가볍게 행동한 적이 있었나를 생각해 보건대 말을 듣지 않은 적은 있어도, 없었던 것 같다. 나는 엄마이므로 엄마로서의 역할을 하면 된다.


영양소로 몸을 챙기듯 자연을 보고, 음악을 듣고, 따뜻함을 느끼고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내길 바란다. 긍정적인 감정이 많으면 긍정적인 행동이 나오고, 부정적인 감정이 많으면 부정적인 행동이 나올 수밖에 없으니깐. 매일 좋은 사람들만 볼 수 없고 매일 좋은 일만 있을 수 없듯이 부정을 애써 '나는 행복해'라고만 속일 수 없다. 좋아하는 것을 찾으러 나가고 아프면 약을 먹고 작은 것에도 감사함을 느끼고 의지를 갖는 것이 좋겠다. 지하철을 타더라도 어딘가 불안해 보이고 이상해 보이는 사람들은 눈에 보이고 말을 하지 않더라도 알 수 있지 않나.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처럼 맞아 죽지 말고, 꽃을 건네준 사람의 꽃 향기를 자주 기억해 내는 것이 나에게도 이득이다. 언제나 맑음, 좋음만 있을 수도 없다. 들쑥날쑥한 감정이 많은 사람이라 긍정적 에너지로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 좋은 꽃이 되면 될 뿐이다.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내기 위해 의지를 갖자.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