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명: 집들이 음식

09.22.2025

by ㅇㅅ

이사를 도와준 친구들에게 감사함을 표할겸 어떤 음식을 해주면 좋을까 즐겁게 고민했다. 귀하게 대접하고 싶어 궁중음식 정찬을 구상했다. 식전에는 잣죽, 주요리는 갈비탕, 반찬으로 오이선, 식후에는 친구가 구운 아몬드 케이크. 짧은 정찬이지만 마음을 담고 싶었다.

image.png 내 첫 궁중요리 오이선. 소금에 절여진 오도독 오이와 계란 지단과 소고기는 산뜻한 반찬이었다.


재료를 준비하는 순간부터 완성해 접시에 담기까지 먹는 사람들이 눈과 입으로 즐겼으면 하여 모든 과정을 집중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소금 간’. 소금물 비율을 고려하며 오이를 절이고 고기와 표고버섯을 무칠 간장 배합을 계산했다. 두 번째는 색감. 흰지단과 황지단을 그을림 없이 부치고 갈비탕의 맑은 육수를 내었다. 세번 째는 식감. 오이의 아삭함과 잣의 뭉근하게 씹히는 식감을 나타내고 싶었다. 네번째는 먹을 때 느끼는 편안함. 오이선은 한입 크기로, 갈비가 부드럽게 찢어지고, 잣죽은 부드럽게 넘어가길 바랐다.


사실 난 내가 먹을 음식엔 맛을 보진 않지만 상대방을 위한 음식이라 맛을 봤는데…!! 짝짝짝! 또 짝짝짝! 내 자신에게 한번 반했다. 또 반했다. 내 음식에 내가 반하는 그 순간은 머리털 나고 처음이었다.


친구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맛있는 시간을 나눔으로써 음식들을 완성하기까지 들인 고민, 노력, 시간이 다 보상받는 기분이 들었다. 친구가 만들어온 케익은 담백했고 고소해서 오래 기억날 맛이었다. 그들에게도 나에게도 음식에 추억 한 장이 덧씌워지길 바라며 앞으로도 어떤 음식에 어떤 추억이 깃들까 기대된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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