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명: 국적불명 소고기 감자 조림

12.24.2025

by ㅇㅅ
image.png 음식이 따뜻할 때 먹었더라면 쫀득한 감자 옹심이를 즐겼을 수 있었을텐데 아쉬웠다.

10월 초, 코스트코에 같이 간 랩 선배가 ‘감자 나눌래?’하며 간절한 눈빛을 보냈다. 별생각 없이 집어 왔지만, 사실 나는 감자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잘 모른다. 몇 주동안 째려보기만 하다 푸릇푸릇 싹이 난 감자. ‘감자에 싹이 나서 잎이 나서~’ 흥얼거리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는, 얼른 오래 냉동 보관할 수 있는감자옹심이를 만들었다.


일단 감자를 갈아 치즈 천에 걸러 감자 덩어리와 감자물 밑 침천된 감자 전분을 섞어 동그랗게 빚어 평평하게 냉동보관했다. ‘언젠가 쓸 날이 오겠지.’그렇게 약 두 달이 흘렀다.


도시락 메뉴로 일본 가정식 소고기 감자조림을 정한 주말 . 그 날은 영하 십도를 찍은 유난히 추웠다. “왜 이렇게 혹독하게 추운 거야~” 소리치며 장을 보고 집에 가는 길, 가장 중요한 감자를 까먹었다는 사실에 걷다가 깜짝 놀라 정지했다. 그 짧은 몇 초동안 다시 가야하나 아님 집으로 계속 갈까 내적갈등을 하는 중 기억난 감자 옹심이! ‘그래! 감자 대신 감자옹심이를 넣어보자! 쫀득한 식감을 더해주니 일식을 한식으로 표현한 재밌는 결과가 될거야’


집에 도착해 가쓰오부시 육수, 간장, 사태를 조리는 동시에 다른 냄비엔 물을 끓여 감자 옹심이를 넣었다. 다 익은 옹심이가 동동 띄어오르는게 신기해 몇번 눌러보아도 다시 떠오르는 옹심이. 하나 건져 먹어보니 감자 결이 거칠게 남아있어 씹는 맛이 재밌었다. 육수가 자박해지기 전 옹심이를 넣어 추가로 조렸다. 맛있게 먹을 상상과 함께 주걱으로 살살 저으며 얼른 평일 점심이 되길 기다렸다.


실험을 마치고 맞이한 점심. 식은 옹심이는 알단테로 딱딱해져 이탈리아 식으로 변형된 한식으로 재해석한 일본 가정식이 되었다. 조용히 키득키득 웃으며 밥과 같이 먹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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