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 날짜: 03.27.2026
어렸을 땐 난해해 보였던 해물 식재료에 호기심이 많이 생긴다. 흐물흐물한 멍게를 보며 '저건 무슨 식감일까?' 먹는 영상을 보며 '어떤 향이 나길래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즐겁게 먹는 것일까?' 궁금하다. 어렸을 때, 마치 외계인 촉수처럼 생긴 해산물을 볼 때마다 '저걸 왜 먹는거지?' 했던 생각이 '한번 쯤은 도전해보고 싶다'로 바뀌고 있다.
그중 하나가 성게알이다. 한국에서 비싼 성게알. 사방팔방 뻗쳐 나온 가시 안에 숨어진 주홍빛 노란 알갱이. 조그마한 양에 이만 원 훌쩍 넘는 성게알을 볼 때마다 어떤 매력이 있는지 궁금했지만 바다향을 이해하기에는 부족했던 나이라 눈으로만 보고 지나쳤다. 하지만 요즘 일식 영상을 많이 보며 자주 마주치는 성게알과 행복하게 먹는 사람의 표정을 보며 나도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셰프들이 나온 영상을 보다 보면 과거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 최강록 솊의 덕질을 하다가 마스터 코리아 셰프에 선보인 '메밀면 김밥'을 보고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밥 대신 메밀면이라! 전분도, 글루텐도 부족한 메밀면을 밥으로 해석한 메밀면 김밥을 보며 "뭐지?" 싶었다. 전혀 생각지 못한 음식을 보며 '저건 꼭 따라 해 봐야겠다' 하며 일본 식료품점으로 향했다. 평소엔 보지 못했던 성게알이 일본 식료품점 냉장칸에 있는 것을 보고 '김밥용 계란말이 중간에 성게알이 박힌다면 정말 예쁘겠다' 생각이 들어 비싼 가격임에도 연말 핑계를 들며 성게알도 들었다. 부엌에 도착해 성게알을 소심하게 집어서 먹어보니 부드러운 식감과 대비된 폭발적인 감칠맛. 성게알과 계란말이의 조합이 더욱 궁금했다. 오이를 절이고, 메밀면을 삶았다. 성게알의 부드러움을 최대한 살리고 싶어 곱게 체에 내린 계란으로 말았다. 과거일지라도 나에겐 새로운 기법으로 익숙한 재료를 표현한 작품을 보면 따라 해 보며 나만의 표현 방법을 익히고 재료를 이해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부드러운 계란을 말아 보며 계란의 탄력성을 배웠다. 계란말이는 계란 두 알에도 충분한 두께를 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최강록 솊처럼 오이를 동서남북 배치하고 싶어 고민해도 어려웠다. 생각보다 메밀면 김밥을 말고 써는 것은 꽤 어려워 김밥 형태를 유지시키는 것 또한 어려웠다.한 입 먹어 보니 '이게 맞나?' 갸우뚱해서 언젠가 그의 요리를 먹어보고 어떤 메밀면을 쓰면 좋을지, 메밀면 간은 얼마나 해야 할지 알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