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13.2025
계속 요리를 하는 요즘 ‘뭐 해 먹지?’가 고민이다. 뻔한 부위에 뻔한 요리를 하기 지겨웠지. 어쩌다 눈에 띈 좋은 LA 갈비를 샀지만 새롭게 먹어보고 싶어 며칠 고민 끝에 비프 브루기뇽을 떠올렸다. ‘포도주와 간장을 섞어 조려 먹으면 어떨까?’ 괜한 실험정신이 피어났다.
식료품점의 포도주 주변을 빙빙 돌며 적포도주를 구경했다. 뭐… 어떤 와인이 어떤 맛인지 알아야 간장이랑 잘 어울리는지 추측이라도 하지. 여러 포도주를 검색하고 상상한 결과, 지갑과 타협해 시라즈 포도주를 들었다. 집에 도착한 후, 왼쪽엔 루를, 오른쪽엔 간을 한 갈비를 구웠다. 루를 만드는 게 처음이라 밀가루를 얼마나 넣어야 할지 얼마나 익혀야 할지 몰라 감으로 넣고 가열했다. 와인을 콸콸 넣어도 생각보다 꽤 되직해 소스 반 이상을 싱크대에 버렸다. 아… 아까운 내 와인…이거 나름 비싼 건데… 입술 꽉 깨물며 원하는 되직함을 위해 소스를 버리고 와인을 붓고 반복하다가 물을 붓고 간장을 조금 추가했다. 음… 망스멜~
소스에 조린 갈비 위에 파슬리를 얹어 하찮음을 더했다. 자신없어 친구한테 물어보니 ‘귀엽다’며 ‘댓글을 달아준다’는 답글에 용기를 얻어 그대로 두었지. 이거 먹고 후회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운 한 입. 생각보다 나쁘진 않았지만 밀가루 맛이 조금 느껴져 곤란했다. 살짝 곤란했다. 포도맛을 더 느끼고 싶었는데 버터와 밀가루 맛이 강해 후회했다. 내가 나한테 무슨 짓을? 난 그저 새로운 맛이 궁금했을 뿐인데. 도저히 그냥 먹기엔 곤란하여 참기름을 콕 찍어 모든 향을 잠재웠다. 여자저차 접시 비우기 성공! 와인과 간장의 적절한 비율이 궁금했다. 존재하긴 할까? 새로운 음식이긴 했다. 어쨌든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